보스턴과 뉴욕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를 앞두고 두 팀간의 '아버지 논쟁'이 불붙었다. 보스턴의 마르티네스 투수가 지난 9월 양키스 타선에 무너진 뒤 했던 "양키스는 나의 아버지인 것같다"는 푸념섞인 발언때문이었다. 양키스팬들은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누가 너의 아버지냐'는 플래카드를 들고 보스턴을 조롱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실링의 부활로 뉴욕양키스 격파**
하지만 '해결사' 오르티스의 맹활약으로 2승을 따낸 보스턴은 19일(현지시간) 양키스와의 ALCS 6차전에서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호투한 커트 실링의 활약을 발판으로 4대2의 승리를 따내 승부를 7차전까지 이어갔다. 3패뒤 기적 같은 3연승을 일궈낸 보스턴은 양키스에게 마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양말에 피가 번질 정도의 발목부상으로 완벽한 와인드업을 하지 못했던 커트 실링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7이닝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빛나는 부상투혼을 보였다.
실링의 호투에 힘을 얻은 보스턴은 4회초 2사후 케빈 밀라의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양키스 선발 존 리버는 폭투를 기록했고 밀라는 그 사이 3루까지 달아났다. 후속타자 제이슨 바리텍은 중전적시타로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카브레라의 좌전안타로 2사 1,2루의 계속되는 기회에서 보스턴의 마크 벨혼은 좌월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벨혼의 타구는 좌측 펜스에 있던 팬에 맞고 다시 경기장으로 떨어졌지만 심판들이 합의한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4회말 곧바로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양키스는 7회 버니 윌리암스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쫓아갔다.
지난 해 ALCS 7차전에서도 4대0으로 앞서다 8회 역전당한 보스턴은 이 경기에서도 8회말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실링에 이어 마운드를 밟은 브론슨 아로요는 선두타자를 범타로 처리했지만 미구엘 카이로에게 아웃코스 낮은 직구를 구사하다 2루타를 얻어맞았다. 데릭 지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로요의 초구를 받아쳐 득점타를 뽑아냈다.
***보스턴, 1백년의 징크스 깰 것인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팀중 가장 많은 61번의 역전승을 기록했던 양키스의 홈팬들은 2점차로 따라붙자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역전극을 기대했다. 다음 타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보스턴이 영입경쟁을 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 투수땅볼 상황에서 아로요 투수는 로드리게스를 직접 태그아웃 시키려던 순간 로드리게스와 부딪치며 공을 경기장에 떨어졌고 1루주자 지터는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는 2루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태그하려던 아로요의 글러브를 손으로 친 사실이 인정돼 주루방해로 물러났다. 저주의 악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보스턴으로서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셈이었다.
보스턴은 9회 마무리투수 키스 포크가 마쓰이에게 볼넷을 내줘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윌리암스와 포사다를 각각 삼진과 3루 플라이로 잡아냈다. 포크는 루벤 시에라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지만 풀 카운트 접전끝에 토니 클락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깨끗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1백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한팀도 단기전에서 3패를 한뒤 4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과 1967년, 1975년, 1986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보스턴이 모두 패했던 전력은 보스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3연패뒤 3연승으로 기세를 오를대로 오른 보스턴은 반드시 이번에 이 징크스를 깨겠다는 투지가 넘치고 있어 승부는 예측불허다.
20일 열리는 7차전의 보스턴 선발투수는 너클볼 아티스트 팀 웨이크필드이며, 양키스는 케빈 브라운으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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