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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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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32>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이런 유행어들을 지켜보면서

요즘 몇 년 사이 직장과 관련된 유행어들이 많이 나도는데 실로 살벌하기가 이를 데 없다.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이태백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음양오행으로 따져보니 나름으로 근거가 있다 싶어 오늘의 글감으로 삼았다.

꽤나 전에 ‘인생의 사계(四季)’라는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지만, 인생의 네 계절은 18 년씩 끊어서 살펴보면 된다고 했다. 18세까지는 봄이고 36세까지는 여름, 54세까지는 가을, 그 이후는 겨울이며, 만 73세부터는 여분의 삶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6년이 일 년의 한 달에 해당되는 기간이라고 했다.

봄은 양력 2월 4일경 입춘부터 시작되니 2월에서 4월까지이고, 여름은 5월에서 7월까지이다. 가을을 8월 8일경부터 11월 9일경까지이다. 겨울은 그 뒤로부터 다음 해 2월 4일 전까지가 된다.

앞서의 유행어들은 우리의 삶을 벼농사로 비유해보면 대단히 알기 쉽다.

그러면 삼팔선이란 말부터 살펴보자. 만으로 36세가 되는 시점이니, 양력 8월 7일 이전의 늦여름 끝자락에 해당된다. 벼가 한창 자라서 이제 얼마나 풍성한 나락을 맺느냐가 결정되는 시기이다. 이 때에 가서 농부(고용주)는 그 벼가 가을수확이 신통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잘라버리는 것이 바로 삼팔선이다. 참으로 무섭고 살벌한 계산이 아닐 수 없다.

또 오륙도란 만으로 54세를 말한다. 이는 10월이 끝나고 11월 초 입동 무렵인데, 여기까지 근무했다는 것은 회사에 결실을 많이 안겨주었다는 뜻과도 같다. 다만 낱알이 내년 봄을 준비하는 종자로서의 가치는 없다고 판단하고 소비해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또한 야박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오정을 보면, 그 또한 메마른 인정과 세월을 반영하고 있다. 인생의 계절에서 9월말이나 10월초와 같은데, 때는 바야흐로 추수기이고 추석이 가까운 시점이다. 그러니 우리 나이 45세에 실직한다는 것은 수확을 하자마자 버리는 것과 같다.

옛말로 하면 소작인으로부터 여름철에 지은 쌀을 거두기가 무섭게 당신은 필요 없으니 이제 그만 두시오 하는 식이니 오늘의 세월이 참으로 살벌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태백인데, 이야말로 무섭기 그지없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얘기인데, 이는 볍씨를 모판에 심었다가(19세부터 시작된 학부과정), 모를 낼 시점인데 모내기 단계에서부터 별로 싹수가 없어 보이는 벼를 논에다 옮겨 심지도 않고 버리겠다는 것과 같다.

대학 과정은 벼의 모판과 같고, 취업은 모내기 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오늘에 이르러 모내기에 뽑혀서 논에 심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에서부터 생존 경쟁이 시작되니 이것이 이태백이고, 키우다가도 가을 나락이 별무신통이다 싶으면 즉각 김을 매듯이 제거해버리니 삼팔선이다.

또 수확이 좀 있다 해도 그리 푸짐한 장사가 아니다 싶으면 수확과 함께 잘라버리니 이것이 사오정이고, 그리고 알짜로 다 거둔 뒤에 내년을 위해 알곡으로 보존하지 않으니 그것이 오륙도인 셈이다.

직장 풍토가 이렇게 변해가고 있으니 어쩌다 세상이 이리도 험악해졌을까를 한탄해야 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직장 관련 말들은 삶이 각박해진 오늘의 새로운 적자생존 풍토에서 사회 시스템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지를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실직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또 좌절에 따른 고통과 어려움이야 차치하고라도 삶은 이어져야 하는 것이고, 또 살아야 하는 만큼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음양오행과 명리학이 말해주는 지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자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보면 역경과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일화가 자주 실린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의 얘기로만 들리기도 한다.

최근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은 한결같이 마음속으로 언제 직장을 그만 두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업을 하는 분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이 같은 동기에서이다.

가령 명예퇴직을 실시하는데, 몇 년 치 봉급을 더 주는데 그것을 받고 그만 두느냐 아니면 버텨보느냐 하는 득실 계산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니, 이제 일자리에서 신나게, 신명나게 일하자는 말은 먼 고대의 신화나 전설로만 들린다.

아무튼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재고용시장이 발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을 어렵사리 구한다 한들 예전만큼 보수나 대우가 좋은 경우는 정말이지 가뭄에 콩 나듯한 실정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은 그래서 실직을 당하면, 놀고먹을 수 없다는 강박관념에 아무 뭐라도 붙들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경우, 거의 대부분이 실패하게 된다. 실직을 당했다는 것은 자신의 운세가 내리막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일이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삶이 고달파지기 시작하면 그 흐름은 기본적으로 그리고 최소한 6년은 이어진다고 음양오행은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6년의 기간 중에서 전반 3 년은 내리막이고 그 뒤 3년은 서서히 자신의 원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묘한 것은 명예퇴직을 실시할 때, 그런대로 여유가 있는 직장은 3년 치의 연봉에 해당되는 돈을 퇴직금에 얹어주는데 여기서 3년은 앞서 말한 내리막 3년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 뜻은 운이 나쁜 3년간은 급히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기회를 모색해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서둘러서 사업이랍시고 잘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면 그 3년간 시간을 벌 수 있는 돈을 홀라당 날리고 생계를 잇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3년이란 세월은 상처를 잊게 해주는 최소한의 기간인 것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느끼는 바이지만, 3년이란 세월은 세월 자체가 지닌 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들어준다. 이른바 ‘세월이 약이겠지요’나 ‘세월이 말해준다’할 때의 세월이 바로 3년인 것이다.

3년 공을 들이면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서 제법 힘이 붙는 법이고, 상처도 3년이 경과하면 제법 잊게 되는 법이다.

실직을 당해도, 그리고 사업 실패나 이혼 등등 어떤 일에서 실패나 좌절이 있었다면 최소한 3년의 세월이면 또 다시 어떤 계기를 만나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음양오행은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 3년은 괴로운 3년이고 다시 자신의 원 위치나 위상을 찾아가는 데는 또 다시 3년이 걸린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한 번 일이 꼬이면 6년이 기본인 것이다. 사업가적인 기질의 사람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 스타일의 사람이 실직했다면 기본적으로 이 6년이 지나야 겨우 그런대로 숨을 돌리면서 그간의 피해와 아픔을 복기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람이 그 기간 중에 다시 직장을 구했다면 6년으로 끝나는 문제이겠지만, 실직 후 본의든 본의 아니든 사업이나 다른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면 궁극적으로 12년이라는 기본 주기를 모두 끝내야 새 인생을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전반 6년은 실직의 고통을 달래고 헤어나는데 소요되고, 그 다음은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아니라 스스로 먹잇감을 구해서 살아가는 자영업자나 사업가로서의 체질을 익히는데 후반 6년이 걸리는 셈이다. 이런 시련의 극복 과정을 지나 다시 자신의 자아와 위상을 찾고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은 성장해있고, 세상을 보는 눈이 한층 성숙해진다.

그러니 실직이든 아니면 어떤 일에서 실패했든 그것을 새로운 전기로 삼아 인생의 방향을 궁극적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12년이라는 시간의 틀이 필요하다. 실직한 후, 사업을 제대로 할 때까지, 또 직장 다니다가 느낀 바 있어 의대를 가서 인술을 펴는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다든지, 사업에 실패한 뒤 이민을 가서 자리를 잡는다든지, 이런 경우라면 앞서 얘기했듯이 12년이라는 긴 시간의 시련과 역경을 견뎌내어야 하는 법이다.

12년의 시련과 역경은 그래서 아무나 섣불리 시도하는 것이 아니며, 의지가 굳세고 자신의 삶에 대해 낙관하는 자만이 택할 수 있는 길이었지만, 오늘날처럼 직업 안전성이 크게 불안한 세월에서는 강제로 어쩔 수 없이 맞이해야 하는 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장차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는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커다란 숙제이며 화두이다. IMF 이후 직장 풍토가 변하면서 그 긴박감은 갈수록 더해지면서 우리를 옥죄어오고 있다. 아직 우리는 그 해답의 실마리마저 찾지 못했기에 불안한 마음이 더하다.

다만 한 가지 위로의 얘기가 있다면, 세상일이란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세월이 저절로 해결해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공자님 말씀대로, 자포자기(自暴自棄), 즉 스스로 열을 받아 폭발해버리거나 스스로를 버리지만 않고 희망을 간직하고 살다보면 살 길은 있게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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