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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송두율 계기로 ‘색깔'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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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 송두율 계기로 ‘색깔' 총공세

"국정원 고영구-서동만-박정삼, 강금실 법무, 정연주 KBS사장"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색깔론 총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정부 내에 친북세력이 있다"며 고강도 대정부 색깔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청와대와 민주당, 통합신당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정형근, 고영구 국정원장-강금실 법무장관-정연주 KBS사장 겨냥**

한나라당 색깔론 공세의 선봉장은 역시 정형근 의원이었다.

정형근 의원은 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심세력이 정부내에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핵심세력에서 컨트롤, 미화, 찬양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송두율씨를 정부가 나서서 위장잠입시키려 했으며, 그 배후와 의도를 다 수사하면 내가 말한 게 다 드러날 것"이며 "공개방송에서 이같이 얘기할 때는 단순히 생각만 갖고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동안 암약한 최고간첩을 국정원이 3~4일 동안 출퇴근시키면서 조사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우리는 정부의 최고위층이 개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법무부장관은 (송 교수를) 처벌하지 못한다고 하고, KBS는 상식에서 벗어난 미화작업을 하고 국정원은 공소보류를 하고, 청와대는 초청을 검토하고, 이런 것들을 볼 때 조직적인 개입과 배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고영구 국정원장, 강금실 법무장관, 정연주 KBS사장 등을 '노무현 정부내 친북세력'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그러나 북한과 연계된 정부 핵심세력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짐작하는 바는 있으나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 수사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홍준표,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박정삼 제2차장 겨냥**

홍준표 의원도 3일 박정삼 국정원 2차장이 송 교수의 입국 일주일 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것과 관련, "사전 조율을 위한 방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차장과 송씨는 서울대 철학과 동기"라며 "송씨는 귀국에 앞서 일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안기부 2차장이 나의 절친한 친구이고 서동만 기조실장도 지인'이라고 말한 바 있고, '내 문제가 청와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며 "이런 점으로 미뤄 송씨의 귀국은 정권 차원의 기획입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성 의원도 박 차장의 독일방문이 송 교수의 입국을 위한 사전조율을 위한 게 아니냐며 "하나의 큰 각본에 의해서, 누가 도와주는 사람들에 의해서 입국했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3일 박 차장이 9월13일부터 20일까지 베를린을 포함, 유럽과 중동의 일부 국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는 당원의 차장급 간부들이 동남아 미주 등 해외 여러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해외파견 요원들에 대한 교육과 격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송 교수와의 접촉 의혹을 극력 부인했다.

국정원은 또 "박 차장은 대학동창인 송두율과 2학년때 군입대로 헤어진 후 39년동안 공적 사적 접촉은 물론 안부 차원의 연락조차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윤성, 정연주 KBS사장-이종수 KBS이사장 공격**

이윤성 의원은 전날 문광위 국감에서도 "이종수 KBS 이사장이 송 교수가 초대의장으로 있었던 독일 '민주사회건설협의회' 의장 을 지난 77년부터 89년까지 지냈다"며 송 교수와의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는 안기부가 아는 내용이고 89년 귀국해 6개월간 안기부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며 "이 모임은 이념적 모임이 아닌 유신 이후 국내 정치상황과 인권을 우려하는 성격이었고 77년 나는 평회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또 "정연주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으로 재직할 당시 공교롭게도 송 교수가 이 신문의 고정칼럼을 썼다"며 KBS의 송 교수 방송에 정 사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원창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KBS 정연주 사장의 간첩 연루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 의원은 지난 93년 조선일보 보도를 근거로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의) 황인욱씨가 지난1993년 집행유예로 출감하는 민해전 조직책 고아무개씨를 통해 밀반출하려 했던 지령문에는'안기부가 현재 간첩혐의를 두고 추적중이니 행동에 조심하라'는경고와 더불어 황씨와 함께 간첩활동을 한 사람들이 거론됐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정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이 내용은 당시 정 사장을 내사했던 공안부 검사들이 증언한 내용이고, 당시 이 사건을 보도했던 조선일보 기자에게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며 "당시 기사에는 캡슐에 든 지령문이사진으로 증명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한 점 의혹이라도 있다면 수사기관이 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정 사장은 "91년인지 92년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미국에서 잠시 귀국했을때 황씨를 한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무슨 연유에서 내 이름이 거기 나오는지 나도 참 궁금하다"며 관련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황인욱씨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서 “20여일동안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무수한 사람의 이름, 비판적 지식인의 이름들을 거론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 사장은 머릿속에 큰 비중이 없었기 때문에 잊고 있었다”며 정 사장의 무고를 주장했다.

황씨는 “한 나라 국민의 대표로서 비이성적인 태도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그 분의 자질을 검증해야 된다”며 한나라당의 색깔공세를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 민주당 통합신당, "구시대적 색깔론 중단하라"**

한나라당의 색깔 공세에 대해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근거도 없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으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나 대꾸할 가치를 못느낀다"고 일축했다.

민주당과 통합신당도 색깔론 공세 중단을 한나라당에 촉구하며 이번 사건 파문이 사회 전반의 이념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검찰에서 진상을 밝히기 전에 침소봉대해 지나치게 이념공세를 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정형근 의원 등의 '국기혼란 위기' 주장에 대해 "색깔론의 망령을 보는 것 같다"며 "냉전과 색깔론에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난했다.

통합신당 김근태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1당인 한나라당은 국민 통합을 어떻게 이룰지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지, 근거없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선 안된다"며 "냉전시대의 매카시즘이 기승을 부리는데, 국민 분열과 남북관계후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대적 정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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