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천정배 의원은 24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당 우호" 발언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신당에 와야한다"고 찬성론을 폈다. 김근태 대표, 김원기 주비위원장 등의 신중한 입장과는 상당부분 배치되는 입장으로, 통합신당 내부의 견해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당은 실질적인 여당이자 집권당"**
천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신당은 실질적으로 여당이며 신당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케 한 주역"이라며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를 성공시키고 뒷받침하는 세력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와의 관계는 대단히 긴밀하게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며 "신당을 만드는 상황에선 신당과 정부와의 분명한 관계정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파병에 전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라면서도 "정부는 파병을 결정하는데 (집권당인) 통합신당은 반대해서 면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파병 문제는) 빨리 결정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며 "정책의총 같은 기회를 통해 심층적인 검토와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총선 공조와 관련해선 "민주당도 잘 되고 서로 개혁경쟁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 이전에 (민심은) 우리 신당으로 쏠릴 것"이라며 "반(反)한나라당의 개혁적인 국민들은 통합신당쪽으로 쏠려 범민주평화개혁 정치에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나온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선거 연합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한편 천 의원은 김정길 신상우 서석재 전 의원 등의 통합신당 합류에 대해선 "YS계이든 DJ계이든 명백한 부패혐의자나 도덕적 하자가 없는 한 과거에 어떤 정치노선을 보였는지를 너무 따지지 말자"고 말해 '신당의 개혁 정체성'에 관한 의구심을 비켜갔다.
다음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천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진성당원제와 상향식 공천제 실현하겠다"**
프레시안 : 후련한가.
천정배 : 후련하다고 할 수는 없고 아직 국민적으로 신당이 각인이되지 못하고 있다. 43명의 의원들이 정치개혁을 위해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탈당을 결행해서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이 범상한 일은 아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프레시안 :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관심사다.
천정배 : 그것도 있을 수 있지만 부차적인 문제다. 신당이 결정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중의 하나다. 이제는 신당이 교섭단체 형태로 실제 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에 신당의 명분이나 신당이 지향하고 있는 주요 정책이나 이념 가치, 신당이 채택하고 신당의 구성원들이 실행해야 할 정치적 행태의 규준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오늘 창당 로드맵은 대체로 나온 것 같은데.
천정배 : 창당일정 보다도 국정과 민생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에 대한 정책대안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행태, 정책, 인물면에서 "신당이 새롭다, 저것이 바로 개혁정치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신당의 방향을 좀 얘기하자면, 거기에는 3대 비전이 있다. 지난 수십년간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정착이나 민주주의의 공고화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것이 상당히 중요한 역사적 과제다. 그것을 좀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이 국정과 사회분야에 참여하는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존중되고 함부로 침해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화의 과제다.
두 번째는 경제와 국민의 복지 측면에서 보면, 과연 한국의 중장기적인 국가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그것은 경제개혁의 지속이다. 교육과 기술혁신을 비롯한 차세대 성장산업의 발전을 통해서 경제를 안정시키고 성장시켜서 안정시키는 것이 신당이 가져야 할 중요한 목표다.
마지막으로는 탈냉전시대를 맞아서 남북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교류협력을 증진해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것을 신당이 추구해야 할 비전이다.
이런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신당이 국정과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정당이 돼야한다. 부패척결과 정치자금 투명성을 높이고 권력의 남용과 권력의 사유화 등 구시대의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 정당 시스템 차원에선 정당과 정치를 국민과 당원들에게 돌려줘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의 구체적인 형태는 진성당원제와 민주적 상향식 공천제의 전면화다. 모든 기득권을 폐지하고 진입장벽을 해소해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해서 공직을 맡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철저한 전자정당화를 통해 현대정당을 만들어야한다.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전국정당화로 가야한다는 점과 세대, 계층, 이념적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신당의 지향점이다.
프레시안 : 그랜드플랜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제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민주당 출신들은 정말로 기득권을 버렸나.
천정배 : 통합신당이 민주당 출신이 주도한다던가, 나쁘게 말하면 기득권을 가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거에 민주당 출신이건 아니건, 한국 사회에 개혁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범민주평화개혁세력이 총집결해서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함께 신당의 지향과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 민주당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 출신들의 기득권이 창당과정이나 정치행태에서 관철되는 행태는 분명히 극복해야 한다. 당명을 짓는다던가 하는 작은 것조차도 그렇다.
***"과거 정치노선 너무 따지지 말자"**
프레시안 : 일종의 정당민주화의 얘기인데,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통합신당도 과거 정당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예컨대 김근태 대표가 단독출마해서 만장일치로 당선된 점에 대해선 말이 많다.
천정배 :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 안한다. 실제로 복수후보가 나와야 경선을 하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신당에 참여한 의원들 사이에 김근태 원내대표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져있었다. 달리봐도 김 대표 말고는 없었다. 일부러 신당의 모습을 잘 보이기 위해서 경선구도를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범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이라고 했는데 오늘 김정길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합류했고, 부산에서 서석재 신상우 전 의원과 조직관리와 인물 영입을 주도한다는 말을 했다.
천정배 : 그 사람들이 과거에 어떠했느냐를 따져서는 안된다. 분명한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하고 철저한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 신당의 지도부도 민주적으로 뽑아야 한다. 준비위원 전원이 직선으로 선출돼야 한다. 과거처럼 나눠먹기가 돼선 안된다. 그런 점에서 전국 각지에 자발적으로 생성된 세력이나 인사들은 광범위하게 모여야 한다.
프레시안 : 거명한 사람들 중에 몇분은 YS계로 꼽힌다.
천정배 : YS계이든 DJ계이든 명백한 부패혐의자나 도덕적 하자가 없는 한 과거에 어떤 정치노선을 보였는지를 너무 따지지 말고, 신당의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프레시안 : 일각에선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제시했던 '신민주대연합'이 구체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너무 정치적인 해석인가?
천정배 : 신민주대연합은 87년 분열된 민주개혁세력을 통합한다는 취지에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혁세력의 총집결이다. YS계도 YS계 나름이다. 어떤 사람은 안기부 예산을 먹어서 유죄판결을 받는 사람도 있지 않나. 개개의 어떤 사람이 모아졌느냐는 특별한 하자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은 광범위하게 모아야 한다.
프레시안 : 좀 직설적으로 묻자면, 거론된 인사들이 과연 갈라져서 민주당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개혁적이냐 하는 문제에선 생각이 엇갈린다.
천정배 : 민주당에 있는 분들도 신당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반대할 생각이 없다. 그런 문제를 제기한 분들도 얼마든지 신당에 들어올 수 있다. 인물에 있어서 새로워야 한다는 말은 "너는 과거에 YS하고 친했으니까 못 들어와, 너는 노무현하고 친하니까 들어와야 돼" 같은 패거리 정치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당의 얼굴, 지도부가 누가되느냐, 내년 총선 후보는 누가되는냐는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서 당의 정체성과 미래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들 선출될 것이다.
프레시안 : 김두관 장관이나 이해성 전 홍보수석 등은 합류일정이 나와있나.
천정배 : 자꾸 그런분들만 콕 집어서 얘기하면 안된다. 그 분들이 노 대통령과 가깝다고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쪽만 얘기하면서 "노무현 당이다"라고 보면 안된다.
프레시안 : 민주당에서는 더 합류할 분들이 얼마나 있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밝힐 수 있나.
천정배 : 앞으로 많이 있을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모르겠다.
프레시안 : 신당이 민주당 중심으로 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신당 내부에서 민주당 출신들이 패권을 잡으려는 흐름이 있고, 개혁당 등이 합류 유보를 결정한 배경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천정배 : 그렇게 민감한 질문은 하지 말자. 처음부터 싸우면 안되니까. 그런데 세상이란건 의도가 불순하지 않더라도 어떤 흐름이 있는거 아닌가. 나는 미래지향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지금까지는 신당논의가 민주당 내부에서 매몰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건 보다 많은 사람들을 합류시키기 위한 노력이었고 그건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주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았으니 민주당 중심으로 가지 말고 새로운 모습으로 가자는 것이다. 우리가 다 만들어 놓을테니 나중에 모집하면 들어와라는 식이 아니라 신당 논의 자체에서부터 광범위한 개혁세력이 모이면서 참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범민주대연합이라는 구상에는 개혁당이나 신당연대 등을 전제로 한 말 아닌가. 개혁당측에서 합류를 유보키로 한 결정은 그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천정배 : 민주당 중심의 기득권으로 가는 것에 대한 경계가 있는 것 같다. 그분들의 비판에 대해선 겸허하게 자성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분들과의 논의구조도 빨리 만들어야 하고, 민주당 출신들의 범위를 넘어서서 범개혁세력의 총집결을 위해 광범위한 접촉을 해야한다.
***"노, 신당에 와야한다"**
프레시안 :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천정배 : 신당은 노무현당이 아니다. 과거 대통령은 당무를 일일이 지휘하면서 장악했다. 그것을 통해 의회를 장악했다. 잘못된 국정운영 행태였다. 신당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러면 신당이 뭐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신당은 실질적으로 여당이다. 신당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케 한 주역들이다. 정치개혁이나 한국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큰 틀의 비전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를 성공시키고 뒷받침하는 세력이 돼야 한다. 때문에 신당은 사실상의 여당, 집권당이 돼야 한다.
신당과 정부의 관계는 명확하다. 헌법이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당책임제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두가지 부분을 어떻게 조화롭게 가느냐의 문제다. 당정의 분리를 찬성하지만, 집권당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와의 관계는 대단히 긴밀하게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통합신당이 정책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위력적인 국민들의 지지도를 얻어서 국정을 주도하고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잘못한 일은 시시비비를 가려야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비판적 견인, 비판적 협력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실질적인 여당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여당이 되려면 노 대통령이 당적을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천정배 : 그렇다. 노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신당으로 와야 한다. 지난 6~7개월동안 정부와 민주당의 관계는 정상적이지도, 원활하지도 못했다.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가장 뼈아픈 것이 집권당으로서 국정과 민생을 전혀 책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신당을 만드는 상황에선 신당과 정부와의 분명한 관계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프레시안 : 통합신당 내에선 대통령 당적 문제에 대해서 화학적인 의견일치는 안 된 것 같다. 김근태 대표는 다소 부정적인 것 같다.
천정배 : 당정간의 관계를 비판적 협력, 비판적 견인으로 내가 말했는데, 김 대표도 그런 맥락의 얘기라고 본다. 노 대통령이 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집권여당과의 확실한 관계설정이나 입장이 선행돼야 한다.
프레시안 : 개혁당이나 신당연대는 그런 김 대표의 발언의 적절성을 문제제기한다. 원내대표이지 당수가 아닌데 위치를 넘어 선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천정배 :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자꾸 그쪽으로 얘기를 끌고 가지 말자. 노 대통령의 당적 문제나 그런 것은 여러 가지 문제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정부는 파병 결정하고 통합신당은 반대하는 게 바람직한가"**
프레시안 : 김근태 대표 취임 일성이 평화개혁세력의 연합이었다. 그렇다면 당장 현안이 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가 그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정배 : 파병은 역시 중요한 문제다. 과거에 표떨어질까봐 뒤로 빠지고 정부에 책임을 미루는 식으로 하지 않고 우리가 주도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프레시안 :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천정배 : 지난 1차 파병때도 민주당이 크로스보팅을 해서 좋았다고도 볼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국익이 달린 문제를 집권당이 앞장서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신당은 그걸 주도하겠다.
프레시안 : 어떤쪽으로 주도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얘기를 해달라.
천정배 : 여러 가지 논의도 해야하고 정보도 공유해야 한다. 김근태 대표가 대표 되기 전에 개인적으로 반대했지만, 좀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파병에 전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나 개인의 신념 문제가 아니라 통합신당 차원에서는 훨씬 더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국민적 의견도 모아 정부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프레시안 : 파병 찬성론이 신당에도 꽤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천정배 : 그것도 좋은 견해다. 그러나 이렇게도 봐달라. 이를테면 정부는 파병 결정하는데, 통합신당은 반대하고, 그런 방식으로 면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빨리 결정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교섭단체가 된지 불과 사나흘 됐으니까 매주 열릴 정책의총 같은 기회를 통해 심층적인 검토와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총선 전에 민심은 신당으로 쏠린다"**
프레시안 : 국감장에서 목격되는데, 소수여당이라서 정부를 힘있게 도와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 않나.
천정배 : 당장 머리수가 적은건 어쩔 도리가 없고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소수여당이었다. 그게 무섭다면 낡은 정치를 어떻게 돌파하겠나. 총선때까지는 소수이지만 질적으로 차별성있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지만 선거 후에는 수적으로도 위력적인 당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 분당 이후로는 총선체제에 들어간 것 같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전선이 어떻게 짜여질 것인가가의 점에서 던진 질문이다. 통합신당 외에 한나라-민주-자민련 공조 얘기도 나온다.
천정배 : 총선은 정책적 차원에서 냉전수구보수세력과 평화개혁세력의 싸움이 될 것이고, 한편으로 보면 낡은 정치 세력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싸움이 될 것이다. 통합신당은 이 두가지에 있어 분명한 우위에 있고 보여줄 수 있다. 그걸 통해서 어떤 세력과도 승리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김근태 의원은 냉전수구세력은 한나라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보면 '반(反)한나라' 전선으로 모아지는 것인가.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과의 정책연합이나 선거공조는 어떻게 보나.
천정배 : 아직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는 이르다. 4월 28일 개혁신당을 주창할 때부터 민주당에서부터 기득권을 버리자고 했는데 극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에 의해 저지되고 만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한나라당의 개혁적인 국민들은 통합신당 쪽으로 쏠려 범민주평화개혁정치에 힘을 모아줄 것이다. 민주당도 잘되고 서로 개혁경쟁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 이전에 우리 신당으로 쏠릴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이 총선 전에 간판을 내릴 것으로 본다는 말인가.
천정배 : 신당이 기성 정당을 넘어서 일거에 새로운 정당으로 등장한 85년 2.12총선이라든가 하는 예가 있지 않았나. 그 결과 통일민주당이 개혁세력의 정치적 구심으로 위력적으로 등장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총선 전에도 가능할 것이다. 그게 우리 국민의 역량이고 시대의 기운이다. 고유명사로의 민주당이 아니라 개혁정치세력의 정치적 본산으로서의 민주당을 지지해왔던 개혁적 국민들의 진정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게 현실화되지 않고 민주당이 기득권을 유지한 채로 선거까지 간다면.
천정배 : 너무 가정적인 얘기다.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7개월이나 남았다. 김근태 대표가 선거연합 정책공조 얘기를 했는데 김 대표의 말에는 사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나온다면'이란 단서가 붙었었다. 그 말이 빠지고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명확히 추구할 목표는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범민주평화개혁정치세력이 한꺼번에 총집결하는 것이다. '기득권을 버리고'란 말에는 그러한 명분이 있는 것이다. 맹목적 단결이 아니다.
프레시안 : 민주당은 요즘 신당파 전국구의원들 나가라고 난리다.
천정배 : 그문제에 관해서도 앞으로 개혁정치에 걸맞는 결정이 이뤄져야할 것이고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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