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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독재 타도하니 '종교 독재 정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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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독재 타도하니 '종교 독재 정권' 등장?

[분석] '파라오 헌법' 고수, 사법부와의 대화도 결렬

이집트의 '아랍의 봄'은 군부 독재 정권에서 '종교 독재 정권'으로 바뀐 결과를 가져왔을 뿐일까?

26일(현지시각)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집트의 최대 종교세력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사법부를 무력화시킨 '절대권력 헌법'을 발표한 뒤 이집트 사회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제의한 사법부의 대표기구인 최고사법위원회(SJC)와 회동을 가졌지만, "이번 임시 헌법이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초법적 권한 강화 헌법선언문에 반발한 시민들이 이집트 민주화운동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현대판 파라오'라고 비판받을 정도로 대통령 권한을 강화한 무르시의 헌법선언문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AP=연합

"파라오 헌법이 혁명의 결과로 기대했던 민주주의냐"

이에 대해 사법부는 즉각 "이건 대화가 아니라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무바라크 독재정권 타도에 앞장섰던 시민사회에서도 시위의 성지로 불리는 타흐리르 광장 등에 모여 "이것이 혁명으로 얻는 결과이며, 우리가 기대했던 민주주의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22일 무르시 대통령은 일명 '파라오 헌법'으로 불릴 만큼 대통령의 절대 권한을 명시한 임시 헌법을 발표하면서 이집트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시위와 무르시를 옹호하는 무슬림형제단 진영의 시위가 충돌하면서 한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임시 헌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사법부에서는 "새 헌법은 절대권력을 추구하는 것이며, 사법부 독립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지난 25일부터 수도 카이로 등 여러 지역의 법원에서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 측은 독재자 무바라크를 축출한 뒤 혁명의 성과를 지키고 사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헌법이 잠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사법부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이 헌법이 나온 배경에는 기존의 사법부가 무바라크 세력과 가깝기 때문에 혁명에 방해가 되는 개혁의 대상이라는 무르시 정부의 인식도 깔려있다.

제세력 결집한 구국전선 "새 헌법 철회 때까지 시위 계속될 것"

하지만 이집트의 자유진영, 좌파 등 야권 제세력이 새로 결집해 구성한 '구국전선(NSF)'도 무르시 정권의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구국전선'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아므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 이집트 출신의 국제적인 인사들과 좌파진영의 유명 정치인 함딘 사바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바히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새 헌법이 철회되기 전까지 시위는 계속될 것이며, 이집트는 새로운 독재자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바라데이도 "독재자가 가장 억압적이고, 혐오스러운 조치를 취한 뒤 '입장 차이를 좀 줄여보자'는 식으로 나온다면, 대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무르시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였던 이집트 군부는 8월 무르시가 군부 최고 실세들을 일거에 숙청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를 당한 뒤에 정치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직접 나서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는 "군부가 경제적 이권사업과 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힘을 갖고 있지만,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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