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국교정상화는 1972년에 이뤄져 오는 29일 40년 주년을 맞아 이틀전인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부 주도의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으나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중국은 23일 일본 측 행사관계자들에게 "제반 사정 때문에 기념식을 열수 없게 됐다"고 통보했다.
중국 정부는 며칠 전만 해도 댜오위다오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념식을 예정대로 열겠다고 일본 측에 알렸지만 반일 여론이 고조되자 끝내 기념식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교정상화 기념식이 연기되는 파행을 겪은 것은 처음이다.
▲ 지난 18일 센카쿠 해역 일대에서 중국 해양감시선과 일본의 해안경비선이 나란히 대치하고 있다. ⓒAP=연합 |
국교정상화 기념식, 사상 첫 파행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측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중국의 단호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댜오위다오를 사들여 40주년 기념 분위기를 망쳤다"면서 책임을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 일부를 민간인으로부터 사들이는 국유화 조치 탓으로 돌렸다.
지난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예정대로 30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부주석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사건으로 벌어지는 양국간의 갈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의 무력시위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수시로 해양감시선을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해역 인근에 보내고 있으며, 최근 센카쿠를 사정권에 둔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東風)-21C를 푸젠성 내륙에 배치했다. 둥펑-21C는 사거리가 2000km 정도다.
또한 중국은 무인 정찰기도 이 지역에 곧 운영할 방침이다. 이 무인정찰기는 공중에서 16시간 이상 체류하며 10cm 크기의 목표물까지 파악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중국은 자국의 첫번째 항공모함이 될 '바랴그호'가 인민해방군 해군에 인도되는 기념식과 항공모함 사진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으며, 국가해양국은 댜오위다오 일대의 산 및 계곡의 중국 이름도 공표했다.
일본은 미국과 처음으로 섬 상륙 합동훈련
일본 정부도 맞대응격의 무력시위를 벌였다. 일본은 육상 자위대와 미군 해병대가 미국령 괌 등에서 벌이는 도서 방위 합동 군사훈련 장면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7일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은 중국군이 센카쿠 열도를 점령했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일 합동군사훈련 장면을 공개했다는 것은 "우리 뒤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을 과시한 것으로, 센카쿠가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바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일 양국군이 합동으로 도서 상륙 훈련을 실시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양보할 수 없는 조건 고수한 채 "협상 병행"
흥미로운 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은 일본이 아니라, 일본을 앞세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새로운 국제질서를 설정하려는 파워게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는 것이다.
양국이 협상의 의지를 보이고는 있다. 양국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5일부터 열리는 유엔 총회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중국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정부가 센카쿠를 국유화한 조치를 철회를 요구하지 않으면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반면 일본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