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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대북 강경 '찰떡공조'…부시의 미국마저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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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대북 강경 '찰떡공조'…부시의 미국마저 '절레절레'

오바마 시대의 MB 정부 행보 예고하는 6자회담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6자회담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회담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검증의정서 내 시료채취 명문화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더 나아가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강공책은 북한의 반발을 초래해 6자회담 판 자체를 경색시키는 것은 물론, 작은 진전이라도 이뤄내고 싶은 미국의 입장마저 난처하게 하고 있다.

반면, 그간 '나홀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 6자회담 및 동북아 정세에서 외톨이가 돼왔던 일본은 한국의 입장에 크게 호응하며 양국의 '찰떡공조'에 안도하는 눈치다.

한국 당국자도 '우리와 미국 의견 달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한국의 고위급 관계자의 말을 인용,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포괄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에 일본이 동조하고 있으나 나머지 국가들은 "조금씩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10.3 합의에 따르면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에는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가 연계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검증의정서 채택을 경제·에너지 지원의 추가 조건으로 천명함으로써 합의의 기본 구도를 깨는 강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일 두 나라는 북한이 극구 반대하는 시료채취를 검증의정서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그러한 검증의정서와 경제·에너지 지원을 연계한다는 건 강수를 넘어 초강수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 10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 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6자회담이 진전을 거두지 않으면 경제·에너지 지원을 하지 말라는 발언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맥을 같이 한다. "나는 대북 강경파가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RFA>의 보도는 한국의 그같은 입장에 대해 미국도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검증의정서에 시료채취를 넣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한일 양국과 달리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MB정부, 일본 따라 '악순환의 덫' 빠지나

이와 관련해 북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이날 시료채취 문제와 관련해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견해와 입장에 "가리울 수 없는 격차"가 감지되고 있다고 베이징발로 전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이 지난 10월 평양 협상에서 검증 절차와 방법에 대해 북한과 합의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으나 "일본과 남조선(한국)은 여기에 이의를 내대면서 조미(북미) 평양합의를 6자의 틀 안에서 확인하기에 앞서 반드시 재협상해야 한다고 투덜거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내외의 반대를 겨우 무릅쓰고 그런 대로 정책전환의 첫 걸음을" 내디뎠으나 일본은 "구태의연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보수정권 출범 후 정책기조도 바뀌어 북남관계를 차단하는 대결노선이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이 강수를 두고, 북한이 반발하며, 미국이 안절부절하는 상황에서 이번 6자회담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부시 시대의 6자회담이 북핵 불능화가 어정쩡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마무리되는 것이다.


설령 회담에서 모호한 결론을 도출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이번 회담을 통해 보다 분명해진 한국의 강경한 태도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미국'보다 경직된 한국의 자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북한과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외교를 원하는 오바마 행정부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그렇게 된다면 한미관계의 마찰이나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 배제, 혹은 북핵 해결 지연 등의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겉으로는 북핵 해결을 위해 단호한 듯 행동하는 이명박 정부가 일본처럼 오히려 협상 진전을 가로막는 '악순환의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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