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여 명의 생계가 달린 홈플러스를 되살릴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상근 목사,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원로들이 이재명 대통령 면담 및 정부 차원의 2000억 원 긴급 자금 마련을 촉구했다. 13조 원대 재산가로 알려진 김병주 MBK 회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민중행동은 7일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건물에서 홈플러스 회생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원로 및 각계 대표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목사와 함 신부 등이 자리에 직접 참석했고, 이부영 원로언론인,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 등 135명이 회견문 연서명으로 뜻을 보탰다.
참가자들은 "매우 위중하고 엄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법원의 회생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17일까지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 파산은 "대규모 고용대란 등 사회적 재난에 버금가는 실로 엄중한 사태"라며 "홈플러스에는 직영 노동자 2만여 명 외에 협력 외주업체 노동자까지 무려 10만 명 안팎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1800여 개 납품업체, 8000여 개 입점업주와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피해는 수십만 명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께 절박하게 요청드린다. 이제 허비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해결의 길을 열어 젖히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 면담과 함께 △공공부문에서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 마련 △공공부문이 참여해 초기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만들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등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지금 홈플러스는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홈플러스를 정상화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저희는 그 약속을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살릴 수 있다. 대통령께서 결단해 주시면 수십만 명이 살아날 수 있다"며 "부디 더 늦기 전에 결단해달라. 저희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IMF 이후 대우차 노동자가 구조조정 당할 때, 쌍용차 노동자가 구조조정 당할 때 2000여 명 수준이었다"며 "그들이 구조조정 당함으로써 수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고,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어 홈플러스에 생계가 달린 이는 "10만 명"이라며 "10만 국민이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정부가 외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잘못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목사는 "마지막에 자기 재산을 갖고 가는 일은 없다. 결국 이 세상은 빈손으로 떠난다"며 "2000억 원을 만들지 못해 수천 명 직원을 사지에 몰아넣는다? (김 회장의) 재산이 몇 조원이라고 했다. 그 십분의 일만 내놔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김 회장 재산은 약 13조 7700억 원이다.
정강자 전 참여연대 대표는 자신이 홈플러스에서 생선과 야채, 생필품을 구입할 때 만난 이들은 "농민이고, 어민이고, 제조업 노동자고, 주차, 미화, 판매 노동자고, 자영업자들이었다"며 "홈플러스는 시민과 소비자, 지역주민이 어우러져 살던 곳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 홈플러스에 탈이 났다. 진단도 나왔다. 그렇다면 긴급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차에 사람이 깔리면 지나가던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차를 끌어올린다. 홈플러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법원장 정준영)는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했다. 즉시항고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이 사이에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의 긴급자금을 마련하면 법원은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 판단에 앞서 홈플러스는 제1채권자인 메리츠그룹에 2000억 원의 긴급자금 대출을 요청했다. 메리츠그룹은 이에 김 회장 등 MBK 경영진의 보증을 요구했으나, MBK 측이 1000억 원에 대해서만 보증을 서겠다고 밝혀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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