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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지원국서 北 삭제' 日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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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지원국서 北 삭제' 日에 통보"

일본 언론들 보도…"북핵 합의 지속 이행 전제"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검증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이뤄냄에 따라 이달 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겠다는 뜻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같은 계획을 지난 8일 도쿄를 방문한 성 김 북핵 특사를 통해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의 계획을 수용할 것이라고 <교도토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는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 국내법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서 진전이 있을 때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 정부의 요구와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미국은 또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일본 정부도 이런 식량지원에 동참할 수 있는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일단 미국의 대북식량 지원동참 요구는 거절하고 대북 경제제재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마이니치> "부시 행정부, 대선 앞두고 성과 거두려해"

<교도통신>의 이같은 보도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1~3일 평양을 방문해 북미 양측이 이른바 '분리검증안'에 의견 접근을 봤음을 시사한다.

분리검증이란 북한이 지난 6월 중국에 제출한 정식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시설을 먼저 검증하고, 북미간 비공개의사록에 담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핵확산 문제는 추후 검증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또 북한이 우선 영변 핵시설에 관한 검증계획서를 중국에 내면, 북한을 '잠정적으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다고 발표하고, 그 후에 검증계획서 제출 사실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증계획서 보다 테러지원국 해제가 먼저여야 하며, 두 문제는 별개라는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동시에, '검증과 신고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미국의 체면도 구기지 않는 방안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교도통신>의 단정적인 보도로 미뤄 볼 때 미국은 북한이 검증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테러지원국 해제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이같은 내용을 한국과 일본 등 관련국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한편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자국의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이 일본에 이런 방침을 비공식으로 타진했으며 이는 부시 미 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라고 10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사이키 국장이 성 김 특사를 만난 다음날인 9일 아소 다로 총리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면서, 정부 관계자가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최종 결정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미 정부의 검토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美 "만족할만한 검증체제 수립"만 강조

미국 정부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데이너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만족할만한 수준의 검증체계가 마련된다면 우리도 우리의 의무사항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으로부터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지난주 방북결과를 브리핑받았느냐는 질문에 "어제(8일) 라이스 장관이 백악관에 왔고, 따라서 아마도 부시 대통령이 라이스 장관과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일본 등 6자회담 당사국들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물론 우리는 (관계국들과)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6자회담은) 행동 대 행동의 프로세스"라며 "북한이 (핵검증 문제와 관련한) 의무사항을 충족시킨다면 우리도 우리의 의무를 이행할 완벽한 준비가 돼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北, 영변 모든 핵시설에 IAEA 접근 차단

한편, 북한은 9일부터 영변의 모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IAEA가 발표했다.

IAEA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늘 '영변의 시설에 대한 접근이 지금부터 허용되지 않는다'고 검증팀에 통보했다"면서 이에 따라 검증팀은 더이상 모니터링과 검증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IAEA는 이들이 핵시설을 접근할 수는 없지만 영변의 숙소에는 머무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이 "북한의 통보가 있을 때까지 현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현지 고위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이것은 북한이 핵폭탄 제조용 플루토늄 생산 시설을 포함한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계획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주 전인 지난달 24일 IAEA 검증팀이 영변의 재처리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으며 재처리시설의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통보했으나 재처리시설 외의 시설에 대해선 검증팀의 접근이나 활동을 허용해왔다.

이에 대해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유감스러운 조치이지만 되돌릴 수 있는 것"이라며 원상회복 조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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