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드민턴의 이현일과 여자 탁구 단체전의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무릎을 꿇었고, '우생순' 신화 재현에 나선 여자 핸드볼은 의외의 복병에 허를 찔렀다.
박태환, 아시아 기록까지 중국에 빼앗겨
무엇보다 아쉬움을 남긴 것은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자유형 1500m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
박태환은 이날 저녁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자유형 1500m 예선 3조 경기에서 15분05초55를 기록, 전체 35명 가운데 16위에 그쳤다. 이로써 박태환은 8명이 나가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박태환의 기록은 8위로 결승에 턱걸이한 라슨 젠슨(미국)의 14분49초53에도 15초 이상 뒤지는 것이었다. 또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자신의 아시아 기록(14분55초08)에도 10초 이상 못 미쳤다.
특히 박태환의 아시아 기록은 이날 중국의 장린에 의해 10초 가까이 단축됐다.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에 뒤져 은메달을 땄던 장린은 1500m 예선에서 전체 순위 4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까지 추가하는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이번 올림픽을 마감, 4년 뒤 런던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여자탁구 212분 혈투 끝 분패
여자탁구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김경아, 당예서, 박미영으로 짜여진 탁구 단체 대표팀은 싱가포르와의 212분 혈투 끝에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3위 결정 플레이오프로 밀렸고, 예선 4개조 2위 한 팀을 이긴 뒤 중국-홍콩전 패자와 동메달을 다퉈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체력적인 부담을 안게 되어 개인전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배드민턴 남자 단식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바오춘라이를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한 이현일은 세계랭킹 2위인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에게 1-2로 패배, 3-4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또한 배드민턴 남자복식 준결싱에 진출한 이재진-황지만 조도 중국팀에 패해 동메달을 노리게 됐다.
여자 핸드볼 예선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걸어야
여자 핸드볼팀은 15일 베이징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B조 4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종료 30초 전 결승골을 허용해 32-33, 의외의 패배를 당했다.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독일을 무너뜨린 한국은 이로써 2승 1무 1패가 됐다. 조별 예선에서 헝가리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한국은 승리할 경우 8강 진출이 확정되지만, 패할 경우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임영철 감독은 "부담감도 컸고, 앞서 세차례 경기를 모두 오후에 했는데 처음 오전 경기를 하는 바람에 리듬이 깨진 것도 패배의 원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자 핸드볼팀은 17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헝가리와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 올림픽 대표단은 야구 예선전에서 류현진의 완봉투로 캐나다에 1-0 신승한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김종수, 도핑 적발로 북한도 '우울'
한편, 남자 사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던 북한의 김정수(31)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김정수의 샘플(소변)에서 베타 차단제(beta-blocker)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정수는 이번 대회에서 딴 공기권총 동메달과 50m권총 은메달을 박탈당하게 됐으며, 이번 대회 출전 자격도 상실하게 됐다.
베타 차단제는 심장 박동을 늦추는 등 심장에 부담을 줄여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약물로 사격과 양궁 등 일부 종목 선수에 대해 경기 및 훈련 때는 물론 경기 외 기간에도 복용이 금지돼 있다.
베트남의 여자 체조선수 도 티 응안 뚜옹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발탁당했다고 IOC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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