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선 후보가 '파병 대연정'을 이뤄냈다. 이번 대연정은 "자만심이 만들어낸 오류"라던 2005년 실제 대연정 제안과, 올해 구축한 'FTA 대연정'과는 달리 사실상의 여당인 통합신당과 노 대통령의 지지층 대부분이 이탈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자면 대연정이라기보다 한나라당의 지지만으로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다시 등장한 한미공조론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시한 자이툰 주둔 연장의 이유는 예상했던 그대로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과 남북관계,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등의 진전 상황을 거론하며 "이 모두가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 어느 때 보다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자이툰으로 한반도 문제를 푼다'는 해묵은 논리가 다시 한 번 등장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2003년에도 북핵문제, 한미관계 재조정 등에서 긴밀한 한미관계가 필요해 자이툰을 파병했다며 "지난 4년간 이 이들 문제가 진전될 과정을 돌이켜보면, 이러한 선택은 현실에 부합한 적절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이툰의 활동이 중동 정세의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고, 우리 기업의 이라크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을 파병 연장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자이툰 주둔 연장은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내년에는 구축되나?
이와 관련해 현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한 인사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미국 당국자들과 협의를 할 때면 누구를 막론하고 '이라크 파병에 감사한다'는 말을 맨 먼저 한다"라며 파병으로 한미동맹을 강화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노 대통령이 2003년에 파병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들었던 두 가지 중 하나인 한미동맹 재조정(전시작전권 환수, 주한미군 재배치, 전략적 유연성 이슈 포함)은 어떤 식으로건 현재 결론이 나 있다. 따라서 자이툰이 한미동맹을 긴밀하게 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런 한미공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남은 이유가 북핵문제이고, 최근의 상황에서 추가된 이유가 남북·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 등인데, 이러한 사안들은 미국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추진되고 있거나 향후 추진될 것이지 자이툰 주둔을 연장한다고 해서 속도가 붙거나 철군한다고 해서 꼬일 사항은 아니다.
이는 자이툰이 이라크에 있었어도 2005년 말부터 2006년 핵실험까지의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의 설득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최근의 대화 국면 역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변화된 미국의 외교정책에 따른 것일 뿐 자이툰 주둔과는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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