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 문제를 놓고 여야 간에 불꽃튀는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문화관광위원회를 제치고 교육위원회 첫 국감장에서부터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 문제를 쟁점이슈로 제기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교육위 국감 첫날부터 '맹공'**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2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교육인적자원부 국감에서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학원(영남대학)의 사회환원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백 의원은 먼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해당 장학재단은 5.16 군사정권이 헌법과 법률이 보호하는 사유재산권과 기본적 인권을 유린하면서 개인 재산을 강탈해 만든 '장물 장학회'로서, 서울시교육청은 이제라도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다한다는 사명으로 정수장학회의 설립을 취소해 진정한 공익법인으로서 제자리를 찾도록 해주어야 한다"며 "따라서 최필립 이사장 등 현 이사진은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이어 "육영재단 역시 고(故) 육영수 여사에 의해 기부출연된 재산에 의해 형성된 재단이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체의 출연으로 만들어진 재단으로서, 차녀인 박근영과 그 측근에 의해 사유화된다면 이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불과할 뿐"이라며 "더군다나 육영재단은 예식장 등 미승인 수익사업의 불법운영과 시정조치 미이행, 2003년 이후 7회에 걸친 감독관청의 감사거부와 행정소송, 반복된 국토순례단의 성추행 사건 등으로 공익법인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하는 무책임한 처사를 보인 만큼 설립을 취소하고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또 "영남대학 또한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탈돼 설립된 이후 박 전 대통령 일가에 의해 사유화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따라서 하루빨리 최초 설립자의 취지에 맞는 학교법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교육정책이나 따질 일이지…" 불쾌**
백 의원은 국감 시작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서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95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매년 2억5000여만 원의 판공비를 받아 왔고, 여기다가 한국문화재단과 육영재단, 영남학원의 이사장 등을 거치면서 마찬가지로 각종 보수와 판공비를 받아 왔지만 서울시교육청 등은 아직까지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자료를 받는 즉시 내역을 검토해 이 또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박근혜 대표의 전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며 "그럴 시간이 있다면 국감장에서 각종 교육정책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일 전국언론노조 정수장학회 대책위가 제출한 '정수장학회 설립허가취소신청'과 관련해 16일 회신을 통해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한 법적 효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변호사의 자문 등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노조는 21일 오후 성명을 내고 "시교육청이 국정원 진실위 발표의 법적 효력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국정감사 기간(9월 22일~10월 11일)을 피해 정수장학회 문제의 쟁점화를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은 아닌지, 또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기 위한 핑계는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모든 근거가 법이라는 것은 상식이지만 올바른 과거사 청산이라는 시대정신 또한 교육당국이 외면해서는 안 될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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