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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도 줄줄이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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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도 줄줄이 '파업 돌입'

경기불황-언론개혁 맞물려 iTV 등 연쇄 파업

국내 경기가 장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언론계의 올해 겨울이 유난히 더 추워질 전망이다. 언론계 곳곳에서는 경영악화에 따른 노사 갈등 심화와 내부개혁 요구들이 분출하면서 파업에 돌입하는 사업장이 줄을 잇고 있고, 특히 그동안 파업의 '무풍지대'였던 사주가 있는 언론사들도 속속 파업 대열에 합류하는 등 새로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6개사 노사갈등, 경인방송 전면 파업 대표적**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 조직쟁의실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파업에 돌입한 산하 사업장은 모두 4곳이다. 이 외에도 조합원 17명이 대량 정리해고 위기에 놓이면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스포츠조선 등이 장기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동투'에서 가장 높은 파업 참가율을 보이고 있는 언론사는 경인방송(iTV)이다. '공익적 민영방송'을 내걸고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회장 이수영)측과 협상을 벌여온 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위원장 이훈기)는 지난달 방송위가 사실상 재허가 보류 조처에 가까운 결정을 내린 이후 되레 대주주측이 그동안 벌여온 협상마저 단절하자 지난 9일부터 4일 동안 국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5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경인방송지부는 외견상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하고 있으나 실제는 한국 방송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공익적 민영방송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익적 민영이란, 민영방송사들이 공공재인 지상파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이의 대부분은 대주주들이 독식하게 되자 이를 공공적 성격으로 바꿔 보겠다는 움직임이다. 경인방송 구성원들은 그런 차원에서 △지배주주ㆍ비영리재단 공히 지분 30% 소유 △대주주가 보유한 우선주 전량 비영리재단에 출자 △대주주가 소유한 경인방송 건물ㆍ토지를 10년에 걸쳐 경인방송에 매각 △사장추천공모제 실시 △제2창사추진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경인방송의 이번 파업에는 전체 구성원의 대부분인 2백6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데다가 계약직 사원들도 적극 가담하면서 뉴스가 중단되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아 회사측과 대주주 측 모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인방송지부는 16일 오후에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주)동양제철화학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갖기도 했다.

***충청일보, 대주주 법인해산하자 도민주주사 추진**

충청일보는 창간 58년만에 대주주인 (주)임광토건(회장 임광수)이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해산을 결의하자 도민주주 형태로의 재창간을 추진하고 있다.

(주)임광토건 측은 충청일보의 폐간과 관련해 "경기 악화로 더 이상 신문사를 운영할 수 없어 부득이 폐간을 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으나 노조측과 지역 시민단체들은 "노조가 무능 경영진 퇴진과 편집권 독립 등을 요구하자 위장 직장폐쇄를 한 데 이어 폐간을 결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조 충청일보지부와 이 지역 19개 시민단체들은 '충청일보 바로세우기 도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현재 '충청일보' 제호를 확보하고 도민주 형태로 재창간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인섭 충청일보지부 사무국장은 "대주주 측은 일단 회사를 청산한 뒤 다른 법인 설립을 통해 '충청일보'를 만들려는 잔꾀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민들과 함께 충청일보를 지켜내고 도민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새 신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MBC 비정규직 준법투쟁, KBS SKY 파업**

MBC는 최근 회사측이 차량 파견노동자들이 소속돼 있는 6개 인력파견업체에 이달 말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발단이 돼 전국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MBC분회를 중심으로 준법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차량노동자들은 지난 11일부터 촌각을 다투어야 하는 방송사의 속성을 활용, 교통신호·운행속도 등 현행 도로교통법상에 있는 모든 조항을 준수하며 차량을 운행하고 있어 회사측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MBC에는 현재 모두 83명이 차량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72명이 방송사비정규지부에 가입해 있다.

이에 앞서 MBC는 파견직노동자 처우개선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그동안 6개 인력파견업체로부터 공급받아오던 차량운전직을 12월 1일부터 1개 회사 지정 도급으로 전환하고, 빌려 사용해 오던 차량의 경우에도 필요분을 구매해 지정된 도급회사가 관리토록 한다는 계획안을 밝힌 바 있다. 이종근 MBC분회장은 "MBC는 그동안 파견노동자들에게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온 바 있어 노사간에도 어느 정도 신뢰가 쌓여오고 있었다"며 "그러나 회사측은 파견직 처우개선 문제가 제기되자 태도가 돌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많은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지난 3월 파견으로 인력을 공급받아오던 차량부문에 대해 자회사를 설립, 파견노동자들을 모두 채용하는 등 대조를 보였다.

언론노조와 공동교섭을 진행해오다 협상이 결렬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던 KBS의 자회사 KBS SKY는 지난 11일 쟁의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1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KBS SKY지부(위원장 안정권)는 지난 7월 29일부터 △ 노사 대등한 단협 체결 △동종업종 대비 임금인상 △중노위 복직 판결이 난 6명 해고PD 복직 등을 요구해 왔으나 회사측은 "해고자들의 복직문제는 단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측은 단협 해결없는 임금인상안을 반대하고 있어 노사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무풍지대' 사주언론사도 파업 돌풍**

한편 그동안 극단적 노사대립 양상을 보여오지 않았던 이른바 '족벌언론사'에서도 경영위기가 팽배해 지면서 파업에 돌입하는 언론사가 발생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의 자회사격인 매경TV(MBN, 대표이사 장대환 매경 사장)는 지난 8일 서울지노위의 최종 조정안을 회사측이 거부함에 따라 노조측이 지난 15일 오후 11시부로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MBN 노사는 △임금인상과 각종수당 현실화 △퇴직금 중간정산제 △장기근속자에 대한 처우개선 차원의 '하후상박' 임금체계 개선 △보도국장 직선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획실 신설을 통한 실현 가능한 발전·실천계획 수립 △적정인력 확보를 통한 쾌적한 근무여건 마련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구체적으로 임금의 경우 노조측은 애초 12.3%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서울지노위의 조정안에 따라 기본급 3.2% 인상까지 낮췄으나 회사측은 여전히 1.5%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는 단협의 경우에도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비롯한 쟁점 사항 대부분에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회사측은 노조측이 제시한 "매경에 콘텐츠 보증금 명목으로 지급된 75억원 환수" 주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 관계자는 "경영위기가 고조되면서 올해 초 스포츠지에서 시작됐던 노사대립은 하반기에 들어 이제 신문·방송 전 분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각 사별로 세부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경영위기가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자 내부개혁을 두고 노사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도 경기가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이같은 노사갈등은 앞으로 메이저·마이너 언론사를 불문하고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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