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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SBS 재허가-위성DMB 놓고 '날 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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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SBS 재허가-위성DMB 놓고 '날 선' 대립

한나라당 "방송위 줏대 없다", 우리당 "재허가 심사 강화"

방송위원회 국회 국정감사는 예상했던 대로 SBS 재허가 심사와 위성DMB 문제를 놓고 여야가 팽팽히 대립했다.

***고흥길 의원 "SBS 탈락시킨 방송위 자폭하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1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오전에는 SBS 재허가 문제를 두고, 오후에는 방송위의 위상 문제를 놓고 '날 선' 대립을 계속했다.

SBS 재허가 문제를 둘러싸고 여당에 포문을 연 쪽은 한나라당 정병국·고흥길 의원이었다.

정병국 의원은 '방송위가 문 닫아야할 7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방송위를 '친여위원회'로 몰아세웠다. 정 의원은 "방송위는 여당의원들이 '민영방송 재허가 철저' 발언을 한 직후 SBS재허가 추천을 보류하는 등 친여 의존적 관변기구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이는 사실상 방송위가 비독립적 친여위원회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커밍아웃'에 다름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또 "재허가 불허는 현정권에 중립적인 SBS에 대한 정치보복이자 길들이기"라고 덧붙였다.

고흥길 의원은 아예 "방송위는 자폭하라"는 극언까지 했다. 고 의원은 "방송위는 SBS를 2차 의견청취대상에 포함시키면서 공공성·공익성을 내세웠지만 KBS MBC 문제를 제켜두고 이 문제를 따진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라며 "공공성을 따진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얼굴을 바꾸면서 정권과 코드를 맞춰왔던 이들 방송사부터 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또 "결국 이러한 움직임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허가 심사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SBS 내부개혁의 실상 △방송세습 등을 거론하며 한나라당의 논리에 맞섰다.

정 의원은 "SBS 노사가 최근 합의한 14개항의 기본합의서는 방송의 공적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모 인터넷언론을 통해 보도된 SBS 내부문건에 따르면 회사측은 방송위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세습에 대해서도 아전인수 격으로 판단하고 있는 등 진정한 마음으로 내부개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따라서 방송위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략적 내부개혁 의혹에 대해 보다 면밀히 파악해 재허가 심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방송위, 위성DMB 잇단 공격에 "우리도 원칙 있다" 불쾌**

오후에 속개된 국감에서는 방송위가 SKT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 제공을 일단 보류한 '위성DMB' 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방송위의 줏대 없는 방송정책이 결국 신규매체 사업자들을 어려움 속으로 내몰고 있다"며 대체로 TU미디어콥측의 편을 들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통신재벌이 내세우는 시장논리에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들은 이미 휴대폰을 통해 지상파방송을 보고 있음에도 방송위는 오히려 위성DMB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며 불공정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처럼 뉴미디어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방송위에 뉴미디어 전문가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또 "방송정책의 공공성 논리는 시대흐름에 역행해서는 안된다"며 "자생적 발전을 제약하는 규제는 옳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최구식 한나라당은 의원은 "KBS의 파수견으로 전락한 방송위가 위성DMB 문제에 있어서도 지상파방송의 엄청난 시장지배력을 그대로 유지시켜 주려 하고 있다"며 "뉴미디어까지 지상파방송 3사가 장악한다면 방송의 다원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효성 방송위 부위원장은 "방송위는 위성DMB에 대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으며, 이번 지상파 재전송 유보 결정도 이에 따른 것이었다"며 "의원들이 지적하고 있는 방송통신융합시대에 대한 나름대로의 청사진도 세워놓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반해 김재홍·이경숙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민자산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콘텐츠를 통신재벌에게 헐값에 넘긴다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방송위는 방송통신융합의 과정에서 방송의 공적 성격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 방송관련 이색 제안 내놔 눈길**

한편 이번 방송위 국감에서는 각 의원들마다 이색적인 제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수신료 배분 문제와 관련해 "EBS·아리랑TV는 물론 국내 대표적 공영방송인 KBS마저 운영자금 마련에 골몰하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KBS 수신료를 '공영방송 수신료'로 전환하고 방송위가 이를 관할하면서 분배 또한 맡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우 의원은 또 방송광고에서 의약관련 광고의 비중이 큰 점을 지적하며 "방송위, 한국방송광고공사, 보건복지부 등 유관 기관들이 협의해 의약광고를 전면 중지하는 것을 검토해 봤으면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강혜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방송프로그램의 연령별 등급분류에는 '15세 이상 시청가'와 '19세 이상 시청가'가 존재하지만 이는 아무런 기준 없이 방송사의 재량권으로 부여하고 있는 탓에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에도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가고 있다"며 "시청률을 높이려는 방송사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예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폐지하는 것이 났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방송 드라마의 간접광고(PPL) 문제를 언급하며 "인기를 끌었던 모 방송사 드라마의 경우 'GD자동차'라는 브랜드명이 나오는 등 간접광고 현상이 무척 심했다"며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 많이 수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명을 오해할 소지도 있는 만큼 간접광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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