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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연감> 강매에 기업-학교 등골 빠져"

경남 교육·노동·시민단체, 신고센터 개설하고 근절 나서

중앙과 지역의 언론사들이 매년 한 차례씩 제작하는 각종 <연감>이 10월 들어 일제히 발행되면서 일선 학교와 관공서, 중소기업체들이 이같은 <연감>의 강매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하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준조세' 부담인 셈이다. 이에 경남지역 교육·노동·언론단체들은 전국 처음으로 자체 신고센터를 개설하는 한편, <연감> 강매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남지역, “판매대행사들이 언론 사칭 연감 강매”**

경남 민언련,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전교조 경남지부,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 등 4개 단체들은 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사·언론단체가 발행하는 <연감> 또는 자료집 강매 즉각 중단 △구매자 의사와 상관없는 일방적 발송·강매 사법적 처리 △해당언론사·단체 실명공개 등의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연감>을 강매당하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평소 언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곳”이라며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연감>을 판매하고 있는 절대다수의 업체들이 사실은 언론사나 언론단체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면서도 이를 이용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인터넷이 대중화된 21세기에 언론사나 언론단체에서 발행하는 <연감>이나 자료집은 정보적인 값어치를 상실한 지 이미 오래”라며 “따라서 연감과 자료집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등록해 필요한 사람들이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들 단체들은 앞으로 경남지역 상공회의소 산하 회원단체에 불필요한 연감을 강제로 구입했을 경우 각 단체에 개설된 연감강매 신고센터로 신고하도록 홍보하고 있으며, 전교조는 일선 학교와 시·군교육청을 상대로, 민주노총은 산하 노조가 있는 회사측과 접촉해 이를 차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선 학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연간 50여만원 지출**

경남지역의 경우 언론사·언론단체가 발행하는 <연감>은 주로 초·중등학교와 관공서, 영세중소기업체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학교별로는 대개 2~3개 단체가 발행한 <연감>을 구입하고 있었으며, <연감> 한 질당 가격은 평균 17만원~20만원대에 이르고 있었다. 최근에는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정체불명의 단체에 의해 지역 체육교사들을 상대로 화보집 강매 행위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부 한 관계자는 “대개의 학교가 평균 50만원씩을 들여가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같이 쓸모없는 연감을 사들이고 있다”며 “더군다나 <연감> 구입비는 보통 예산책정 때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부담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민언련 강창덕 공동대표는 “영세 중소기업체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면서도 언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언론사를 사칭한 판매업체에 속아 고가의 <연감>을 떠안듯 사주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연감 강매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를 발행하는 언론사·언론단체 내부적으로 판매경로에 대한 세심한 점검이 있어야하고, 한편으로 기자들에게 <연감> 판매부수를 할당하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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