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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 소각'에 오바마 사과…철군 차질 빚을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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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 소각'에 오바마 사과…철군 차질 빚을까 '전전긍긍'

아프간 정부군 병사 총격으로 미군 2명 사망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코란 소각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3일째 이어지면서 미군 병사 2명이 피살당하는 등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종교를 모욕당한 아프간 주민들의 분노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낭가르하르주 소재의 나토(NATO) 연합군 기지 앞에서 벌어진 항의 과정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한 아프간 정부군 병사가 미군 2명에 총격을 가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이곳에서 벌어진 총격전에서 시위대 2명이 추가로 사망했지만 누구의 총에 맞은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나토군 대변인은 나토군이 생명이 위협당할 때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당시 시위는 총격을 할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2명의 사망은 나토군의 책임이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이날 유혈사태는 낭가르하르에만 그치지 않았다. 아프간 북부와 서부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도 3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해 이날 희생자는 미군을 포함 7명에 달했다. 수도 카불에서도 약 500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해산 과정에서 발포하는 일도 벌어졌다. 22일에도 아프간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져 8명이 경찰의 발포로 사망한 바 있다.

▲ 미군의 코란 소각 사건에 항의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 ⓒAP=연합뉴스

지난 21일 코란 소각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 미국은 존 알렌 아프간 주둔 사령관과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아프간 주민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이 23일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종교 관련 자료들이 의도하지 않게 잘못 처리된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아프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하마드 키르자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고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카르자이 대통령과 아프간 주민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같은 사과가 포함된 3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는 미군의 코란 소각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등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은 성명을 통해 "국가의 특수한 안보 상황에서 우리의 이슬람 시민들은 스스로 자제하고 시위에 의존하는 것을 피하라"라면서 이번 사태가 아프간 내 극단주의 세력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탈레반은 23일 성명에서 "아프간 정부군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국가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국 국민 대신 외국의 이도교 침공자들에게 총부리를 돌려 이슬람과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과거의 죄를 뉘우치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AP>는 미국이 뜻하지 않게 터진 코란 파문으로 오는 2014년으로 예정된 아프간 철군 문제와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에 차질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에는 아프간 각지의 이슬람 사원에서 코란 소각 사태를 놓고 설교가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이번 사태로 촉발된 아프간 주민들의 반미감정에 더욱 기름을 부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번 사태는 21일 아프간 바그람 나토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아프간 현지인이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탄 코란 사본 등 수백 권의 종교서적을 발견하면서 촉발됐다. 이슬람 국가에서 코란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당시 미군은 바그람 기지 인근 수용소에서 반출한 서적들이 소각용으로 잘못 분류돼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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