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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방뇨 물의' 아프간 주둔군, 이번엔 '코란 소각'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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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방뇨 물의' 아프간 주둔군, 이번엔 '코란 소각' 파문

'종교 금기' 건들여…美 사령관 "의도 없었다" 해명 나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시신에 방뇨를 해 큰 파장을 불렀던 미군이 이번에는 코란을 비롯한 이슬람 종교 서적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인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미군은 병사들에게 종교 서적을 다루는 훈련을 시키겠다며 수습에 나섰고 백악관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약 3000명 이상의 아프간인들이 수도 카불 북쪽 60km 부근 바그람에 위치한 아프간 내 최대 규모의 미-나토(NATO) 연합군 기지 앞에서 이슬람 서적 소각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일하는 한 아프간 현지인이 코란을 비롯한 종교 서적들이 불탄 사실을 주민들에게 전하면서 촉발됐다. 책을 불태운 군인들이 어느 국가 소속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군 소행이라는 주장이 급격히 번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 이프간 주둔군에 의한 코란 소각에 항의하고 있는 아프간 주민들. ⓒ로이터=뉴시스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는 <AP> 통신에 해당 서적은 바그람 기지 인근 파르완 수용시설 도서관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적 일부가 극단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어서 수감자들이 서로 과격한 메시지를 교환하는 도구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나토군은 반출된 책들이 실수로 소각용으로 분류되면서 불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인들은 불탄 서적들을 흔들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서적 중 일부는 카불로도 보내졌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등 당국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파문이 확산되자 존 알렌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21일 재빨리 유감을 표명하고 수습에 나섰다. 그는 "소각 행위에 대해 보고받고 즉시 그러한 행위를 멈추도록 했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절차를 취하고 있으며 이번 일이 의도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는 걸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알렌 사령관은 "고의는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았을 아프간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면서 "훼손된 종교 자료는 종교 당국이 복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3월 3일까지 아프간 내 모든 미군과 나토 연합군이 종교과 관련된 물건을 다루는 교육을 완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일은 매우 불행한 사건"이라면서 미군이 아프간 주민들의 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존경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특정 의도는 없었으며 현재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국가에서 코란을 취급하는 방식은 매우 민감한 주제로 코란을 폐기해야 할 때는 땅에 묻거나 물에 띄워 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프간의 종교 지도자들은 아프간 내에서 코란은 폐기 자체가 불가한 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아프간 민간인 학살 사건과 지난달 탈레반 방뇨 사건을 일으킨 미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철군을 약 2년 남겨둔 상태에서 아프간 내 치안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사건들을 미군이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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