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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도 한미 FTA에 반대한다니까요"

[왜 한미FTA에 반대하냐고?(9,끝)] 내 고향 버몬트의 피해

1994년에 멕시코, 미국, 캐나다 삼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나프타(NAFTA)가 체결된 뒤, 부자들이 '자유무역'이라고 부르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쁘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NAFTA는 자유무역이 우리에게서 좋은 보수의 직장을 빼앗아 가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의 양극화를 가속화하며, 민주주의적 실천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증명해 왔습니다.
  
  NAFTA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캐나다인과 멕시코인까지 해쳤습니다. 세 나라 모두에서 실제로 직장의 감소가 목격되었지요. 임금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습니다. 기업의 탐욕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직장에서의 권리, 건강과 음식의 공급, 그리고 환경을 지켜주던 법들은 NAFTA 11조에 규정된 투자자-국가 제소조항 때문에 전복되거나 무의미해졌습니다. 캐나다는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미국은 아예 그와 같은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을 갖게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내 고향인 미국 버몬트 주에서는 작지만 아주 중요하던 산업분야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나름의 삶의 방식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축산업 말입니다. 우리 주의 경제는 서비스에 기반을 둔 경제로 축소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서비스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예, 당연히 부자들입니다.
  
  버몬트는 서비스를 소비하는 부자들과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난한 사람들로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버몬트에서 사람들은 '자유'무역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아주 비싼 대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도 그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FTA 협상이 이루어지는 방식이 본질적으로 반민주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자본의 이익만이 대변되고 충족될 뿐입니다. FTA 조약이 돈과 권력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단결해 그들의 부와 권력을 더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이런 조약을 협상함으로써 정부는 우리의 문화, 우리의 권리, 그리고 우리 삶의 방식까지도 모조리 도맷금으로 팔아넘기고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뤄내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FTA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압니다. 그동안 기업들이 정부를 장악해 왔는데, 이제 우리는 그들로부터 우리의 정부를 되찾아 와야만 합니다.
  
  사람들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보다 한국이 더 많은 걸 잃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역시 이 협정에서 잃게 될 것들이 있겠지만, 한국이 한미 FTA로 인해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저를 두렵게 합니다. NAFTA가 미국의 산업과 농부 가구들 및 내 고향 버몬트에 끼친 영향을 생생히 목격한 저로서는 저의 양심에 비추어 한국에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방관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고, 독립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놀라운 나라입니다. FTA의 목적 중 하나는 이런 정신들을 파괴함으로써 사람들을 굴종시키고 약화시켜 기업과 자본이 손쉽게 군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직업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입니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모두의 단결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 지구에서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FTA를 반대하기 위해 단결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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