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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브라질-남아공, '3대륙 공동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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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브라질-남아공, '3대륙 공동체'로 간다

[분석] "북반구에 대항하는 남-남 협력 강화할 것"

거대한 영토와 인구에도 불구하고 오랜 식민지 역사로 제3세계권에 머물렀던 3개 대륙의 대표 주자들이 하나로 뭉쳤다.

남아시아 대륙의 인도(I)와 남미 대륙의 브라질(B),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남아프리카공화국(SA)이 '입사(IBSA)'라는 공동체를 결성한 것이다.

<AFP> "개발도상권 국가들의 대변자로 지역강국 역할 부각"

'입사'는 인도, 브라질, 남아공의 이니셜을 조합한 명칭으로 2003년 3개국 시장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각료급 회의로 출발했으나, 이번 3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3개 대륙 국가를 하나로 결집하는 정치.경제 공동체 구상으로 확대발전한 것이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입사' 첫 정상회의를 갖고 3개국 에너지 협력 방안에 합의하고, 국제적인 무역회담에서 선진국들의 양보와 유엔 개혁 등을 촉구했다.
▲ 3개 대륙을 대표하는 국가들의 정상이 1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모여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인도의 싱 총리,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남아공의 음베키 대통령. ⓒ연합뉴스

<AFP> 통신은 "3개국의 이번 첫 정상회담은 개발도상권 국가들의 대변자로서 지역 강국의 역할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입사의 잠재력은 엄청난 것"이라면서 "우리가 그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오랫동안 북반구 국가들의 목적에 맞도록 관계가 설정돼 있어, '남-남 관계'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로부터 제국주의적 지배를 당해 온 역사를 지적하는 동시에 이제 남반구 국가들이 함께 뭉쳐 정치,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남-남 공동체'를 구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세 대륙 대표국가들을"

특히 첫 정상회의가 유엔 개혁의 일환으로,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들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다음주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승인할 것을 촉구한 것은 이같은 의지를 잘 보여준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거부권이 없는 10개의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돼 있다.

룰라 대통령은 "안보리는 국제무대에서 개발도상국의 비중이 커졌다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구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3개국 정상들은 또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경제질서의 재편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우선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IMF가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심각하게 균형을 잃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이들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가 무산된 것은 정말 개탄할 일"이라면서 "선진국들은 남-북간 무역의 핵심 쟁점인 농업 보조금 지급을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3개국이 하나로 뭉친 가장 큰 목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가 꼽힌다. 3개국 정상들은 석유와 핵연료를 대체하는 기술개발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유엔의 핵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적절한 통제' 하에 핵 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에 협력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브라질이 남아공과 인도의 대체연료 개발에 협력하는 등 대체연료 분야의 상호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브라질은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는 사탕수수를 활용해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쓰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싱 총리는 "브라질의 에탄올, 남아공의 합성연료, 인도의 풍력과 태양 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 중"이라면서 "3개국이 힘을 합하면 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으며, 에너지 협력은 입사의 위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싱 총리는 인도 총리로는 38년만에 처음으로 브라질을 방문해 12일 룰라 대통령과 양국 정상회담에서 향후 15년간 브라질 유전 개발에 180억 달러를 투자하고, 브라질산 대체연료인 에탄올 수입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는 등 9개 항의 에너지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초대형 FTA 탄생의 주춧돌인가

나아가 정상들은 3개국 시장을 하나로 묶는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에 관해 세부사항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입사 FTA'가 실현될 경우 FTA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체인 '관세동맹'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와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 그리고 인도를 포함하는 초대형 경제협력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세동맹은 협정국 이외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똑같은 관세를 매기는 '역외공동관세'가 적용되는 경제협력체로, 메르코수르에는 현재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정회원이며, SACU에는 남아공,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스와질란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까지 합치면 11개국이나 되는 FTA가 형성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브라질이 중국으로부터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중국까지 가담한 '입삭'(인도-브라질-남아공-중국·IBSAC)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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