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5.25%에서 '일단 정지'

연준 "인플레 위험 아직 남아"…추가인상 여지 남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RB)는 8일 5.2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04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한 번에 0.25%포인트씩 모두 17차례에 걸쳐 이어져 온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일단 멈췄다.
  
  연준의 금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회의 후 발표문을 통해 올해 초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경제성장세가 주택시장의 점진적 냉각과 금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둔화됐다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OM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인플레와 경제성장 전망의 전개 추이에 따라, 이같은 위험에 대처하는 데 필요할지도 모를 추가 안정조치의 폭과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OMC의 이같은 발표는 일단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하고, 경제성장과 물가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의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금리인상 행진이 마무리됐다는 일부 관측도 있지만, 9월과 10월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한두 차례 더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월가의 금융회사 중 베어스턴스는 "이번 동결은 금리인상의 끝(end)이 아니라 일시중지(pause)일 뿐"이라면서 FRB가 오는 10월 25일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면서 "4분기에는 기준금리가 5.5%가 될 것으로 본다"고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디클레멘테는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은 금리인상 행진이 완료됐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연준이 추가로 금리인상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다음달에 FRB가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48% 정도의 확률로 반영된 가격에 금리선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