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뒤 자신의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혐의와 관련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피선거권도 5년 간 박탈돼, 여권 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그의 대선 출마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서형우)는 22일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에 2100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 원,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조사비 명목으로 약 3300만 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강 전 부시장은 이 과정에서 실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그 중 5건의 여론조사를 오 시장이 실제로 의뢰했고, 비용 2100만 원을 김 씨를 통해 대납했다고 판단했다.
양형이유를 밝히며 재판부는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납부 행위를 여론조사 실현 목적과 결부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 다년 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역임해 정치자금법을 잘 알면서도, 재판에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오 시장을 질타했다.
이어 "대납 액수가 2100만 원인 점 등을 고려해 죄책에 상응하는 공직 자격 상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의 정치 행보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반전이 없으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이 경우 사면조치가 없는 한 다음 대선 출마 길도 막힌다.
판결 직후 오 시장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납득할 수 없다.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증거만으로 선고했다"며 "항소심에서 다출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정치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박노수 특검보는 "피고인들이 아무 증거도 없이 정치적 기소라 주장했는데,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명백한 범죄에 대한 '사필귀정'의 결과"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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