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보험업계와 전면전 채비

금감위 "농협공제의 보험사 인정, 곧 결론"

농협을 보험사로 인정해 일반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이 보험사로 인정을 받게 되면 자동차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을 취급할 수 있어 기존 보험업계와 한바탕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일 농협중앙회의 보험사업 부문인 농협공제를 금감원 감독 대상으로 전환시키기로 하고 재정경제부 등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오는 10일께 농협공제를 보험사로 인정하는 대신 농림부에서 금감원 감독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도 "우리는 보험사로 인정받고 싶다"면서 "현재 보험업법과 농협법 등 관련 법률 개정작업이 의원입법으로 마무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존 보험업계는 "농협은 상호부조의 성격이 강하고 전문성도 떨어져 보험을 본격 취급하게 되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손해보험협회는 "농협이 보험사로 인정받는 것은 반대하지 않겠지만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을 모두 겸영하는 것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는 겸영을 금지하고 있는 은행법과 보험업법 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며, 농협이 예외를 인정받으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특혜"라고 말했다.

손보업계와 생보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농협공제의 경우 가격 결정 면에서 기존 보험사들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공제는 기존 보험사들과는 달리 설계사를 통한 보험계약이 5% 정도에 그쳐 사업비가 적게 들고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에게 배당할 필요도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농협은 보험업법상 보험사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만 가능한 자동차보험이나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의 상품을 취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농협공제가 이번에 보험사로 인정을 받게 되면 기존 보험업계와 전면적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금융부문은 지난해 12월 28일 세종증권을 전격 인수하면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 투신, 선물을 포함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부상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