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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토론회' 파문의 속내는?

최광 처장 처리놓고 여야 갈등, 이헌재도 평소 불만 많아

참석자들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맹성토한 지난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경제토론회에 대해 여권과 정부가 맹성토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의장-우리당, 최광 퇴진 압박**

김원기 국회의장은 17일 토론회에서 발표자중 한명으로 참석해 `참여정부의 정책도 반시장적 좌파정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최광 국회예산정책처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강력성토했다.

김 의장은 이날 취임 1백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 처장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 자리(국회 예산정책처)는 자기 목소리를 내라는 자리가 아니고, 국회의원이 예산정책에 관해 활동하는 데 치우침이 없이 정보를 제공하라는 자리"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김형식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최 처장은 IMF사태를 몰고온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탄핵의 주역인 박관용 의장이 임명한 인물"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한때 나라를 책임졌으니 IMF가 온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사회가 IMF를 잊지않고 있다면 최광의 손에 주어진 국회의 예산정책권을 박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김의장과 우리당의 성토는 사실상 최광 예산정책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돼, 최 처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4.15총선으로 여대야소 국면이 되면서 한나라당 몫으로 임명된 최 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 파문으로 최 처장의 퇴진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아.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최 처장이 공개토론회에서 이례적으로 현정부를 좌파로 몰아가는 초강경 성토를 한 것 역시 이미 최 처장 자신이 퇴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최 처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헌재 "말을 듣지 않다니..."**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금융연구원 세미나를 맹성토하고 나섰다.

이 부총리는 세미나 다음날인 18일 과천 종합청사에서 경제장관간담회를 주관하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연구원은 금융기관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하는데 자꾸 거대담론을 끌고 나온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좌파니 사이비니 하면서 담론을 자꾸 키우면 답은 그런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금융연구기관은 논의의 초점을 좁혀 좀더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금융연구원 조찬 강연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고 금융연구원을 성토한 뒤, "금융기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연구원들이 좀더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융쪽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장관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실제로 10일 금융연구원 조찬 강연회에서 은행장들을 성토하기에 앞서 모두에 10분정도 시간을 할애해 금융연구원이 매년 1백억원의 예산을 지급하고 있는 은행들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실용적 연구 대신 거시부문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력성토했었다.

***이 부총리가 격노한 속내는?**

이처럼 정부여권이 융단폭격을 퍼붓자, 금융연구원은 "이번 토론회는 한국경제의 분석패널 발족 10주년을 맞아 패널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들의 주도로 열린 순수 학술토론회"라고 해명하고 "발표자와 토론자 선정 등 모든 작업을 패널에서 했다"며 무관함을 해명하느라 쩔쩔 맸다.

일각에서는 특히 이 부총리가 예산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펄펄 뛴 대목과 관련, 현재의 신임 금융연구원장이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인만큼 인적 제재는 가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재경부의 우회적인 금융연구원 예산통제가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금융연구원 안팎에서는 김원기 국회의장이나 열린우리당의 최광 처장 비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나, 이헌재 부총리의 비판은 단순히 금융연구원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이날 토론회에서 재경부의 정책을 신랄히 비판한 학자들에 대한 불만 토로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의 한 참석자는 이 부총리의 격노와 관련, "정운찬 서울대총장의 정부의 LG카드 처리 방식을 반시장적이라고 비판하고, 정부가 우리은행 처리문제를 '토종자본 대 외국자본'의 대결 구도라는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데 대해 비판한 대목과 김태동 금통위원이 최근 정부의 김정태 국민은행장 축출 사태를 '반시장적'이라고 맹성토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요컨대 이날 토론회의 상당 내용이 이헌재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쏠리자 이 부총리가 격노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최근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글을 자주 쓴다는 이유로 당분간 '외고 집필' 중단 경고도 받는 등 금융연구원을 둘러싼 정부의 불만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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