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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세대'의 두 얼굴, 어른같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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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세대'의 두 얼굴, 어른같은 아이들

[신간] 미디어 홍수속의 <전자매체 시대의 아이들>

미디어의 급격한 발달로 아이들이 처한 문화적 환경이 달라지면서 한쪽에서는 ‘아동기가 사라졌다’는 비판론과, 미디어 특히 인터넷이야말로 마침내 어린이들이 성인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매체라는 긍정론이 대척을 이루고 있다.

<전자매체 시대의 아이들>(우리교육 간)은 미디어 교육 전문가로 다양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펼쳐온 데이비드 버킹엄 런던대 교수의 신작으로서 이같은 비관론과 낙관론들을 오가며 각각의 긍정적 문제제기와 허점을 파고들어 균형잡힌 미디어 교육의 방향을 도출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포켓몬 세대'의 양면성**

전자매체가 전세계로 보급된 결과 오늘날 어린이들은 부모세대에 비해 타문화권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과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갖게 되었다.

이같은 현상을 연구하는‘포켓몬 국제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버킹엄 교수는 “포켓몬이 일종의 ‘링구아 프랑카’ 즉 상이한 모국어를 지닌 사람들이 상호 이해를 위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공통어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언어의 측면에서는 그다지 공통점이 없는 어린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정을 쌓는 바탕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목격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린이들이 포켓몬과 디즈니, 그리고 맥도날드라는 자본의 기호 아래 함께 자라게 되었다는 사실은 곧 국지적이고 맥락적인 아동기가 사라지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실상 어린이들은 국지적인 경험과 의미를 매개하는 ‘필터’를 통해 글로벌한 문화를 해석하고 네트워킹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요즘 어린이들은 그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위협을 가하는’ 두려운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비관론은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다.

버킹엄 교수는 “학교교육은 어린이, 즉 특정한 나이의 어린이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규정하는 사회적 제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자매체는 이러한 제도를 위협하고 있다.

비관론적 관점에서 마이클 잭슨은 이러한 양면성을 지닌 어린이를 상징하는 인물로 본다. 마이클 잭슨의 전기작가는 “그는 결코 어린이였던 적도 없었지만, 동시에 결코 성장한 적도 없는 어린이였다”고 말한다.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이며 성적으로 조숙한 존재로서의 어린이를 보는 시각은 학교 규율 붕괴, 아동범죄 증가, 아동의 약물 복용, 10대 임신 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버킹엄 교수는 아이들의 규율을 강조하는 사회정책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아이들에게서 성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는 의문을 던진다.

***"사회.역사적 변화 속에서 미디어와 아이들 관계 고찰해야"**

미디어가 아동기를 ‘상업화'한다는 비난은 이제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미디어 때문에 아이들이 탐욕스러운 소비자로 변하고 있고, 광고주들의 기만적인 속임수에 넘어가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아동기와 성인기의 경계를 지워 버리는 변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는 오히려 그 경계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세대에게는 없는 기술적 ‘전문성’을 지닌 덕분에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으며 따라서 성인들이 아이들에게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버킹엄 교수는 "아동기의 특징이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면서 "많은 영역에서 어린이와 성인의 경계는 사라졌지만, 또 다른 영역에서는 그 경계가 매우 강화되고 확장되었다"고 말한다.

나아가 저자는 "어린이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는 힘을 갖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더욱더 어른들의 감시와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으며,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들과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들 사이의 불평등은 매우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킹엄 교수는 "이러한 변화들은 전자매체와 어린이들의 관계에 있어 특정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면서도 "미디어를 그 일차적 원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현상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동기의 종말을 가져온 원인 혹은 그 반대로 아동기를 강화시킨 원인으로 미디어를 지목하는 식으로 미디어를 사회와 독립적인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면서 보다 넓은 사회적,역사적 변화의 맥락에서 미디어와 아이들의 관계를 고찰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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