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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청와대 비서들에게 휘둘리지 말라"

전임장관 강봉균, 후배 김진표 경제팀 질타 "정통관료답게 행동하라"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재경부 국정감사장에서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재경부 장관을 지낸 선배인 강봉균 통합신당 의원으로부터 "정통 관료답게 행동하라"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청와대 비서들에게 휘둘리지 말라"**

강봉균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작심한 듯 김 부총리의 답변을 듣기보다는 발언시간 대부분을 경제기획원(재경부의 전신) 출신 선배 겸 전임 재경부장관 자격으로서 경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재경부 관료들에 대한 쓴 소리를 서슴치 않았다.

강 의원은 우선 “현 정부의 경제팀은 모두 정통관료”라면서 “이는 경제문제만큼은 노무현 대통령도 의지를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나 곧 “재경부가 언제부터 청와대 비서관들 얘기에 휘둘렸나”면서 “줏대를 갖고 하되 수용하지 않으면 경제팀 모두 물러나겠다고 얘기하라”고 질책했다.

강 의원의 이같은 지적은 현 경제팀이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재경부 간부 일부가 비공식자리에서 "재경부가 일을 하려고 해도 청와대 비서관들이 사사건건 제동을 거는 바람에 못하겠다"고 푸념하는 데 대한 질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통령에게 솔직히 말하라"**

강 의원은 기획원 출신답게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김 부총리 이하 재경부 직원들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다.

참여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5%대로 잡고 시작했지만 한 분기가 지날 때마다 4%, 3%, 2% 순으로 계속해 목표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강 의원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하면 경제전망은 틀릴 수 있지만 여러분들은 국민들에게 왜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재경부의 복지부동에 대해서도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강 의원은 “단기적인 청년실업 대책 같은 것은 없다고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말하라”면서 “경제를 알만한 사람들이 ‘재경부가 경제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수긍을 하면 경제불안은 없어진다”면서 재경부의 소신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또 “재경부는 내년부터 5%대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모양인데, 가계소비나 기업투자가 내년에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면서 “내년에 원화절상 압력이 커져 수출도 더 늘리기 어렵다”면서 내년 경제에 대한 재경부의 막연한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강 의원은 비판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안도 내놨다. “거시정책 측면에서 유일하게 남은 대안은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늘리는 것뿐”이라고 진단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안에 SOC 부문이 감액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방법론으로 “동북아 물류중심 추진 등 올해 확정돼 있는 정책에 SOC투자를 3조 ~ 4조원 정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증액해야 한다”면서 “투자재원은 국채를 발행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드 맞냐" "맞다" "그러니 실패한 부총리가 됐다"**

김 부총리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도 맹공을 받았다.

안택수 의원은 김 부총리에게 “대통령과 코드가 맞나”라는 물음에 던져 김 부총리가 “맞다”라고 답변하자, 장광근 의원으로부터 “그러니 실패한 부총리로 추락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협공을 당했다.

장 의원은 “김 부총리가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소신을 말해주기를 기대했으나 코드가 맞다고 답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나올 경제 대책들은 우려스러운 것밖에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욱 의원은 “김 부총리는 유능한 분이고 소신도 있었는데 대통령의 좌파적인 생각에 코드를 맞추려 하다 보니 우리 경제가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택수 의원은 “현재 경제가 확실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재경부는 위기불감증에 빠져 뒷짐만 지고 있다”며 “재경부는 위기관리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무(無)비전 무대책 무능력의 ‘3무 부처’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코드에 따른 경제실정’에 대한 비판에는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었다. 박병윤 의원은 “"우리의 경제 불안은 현 정부의 개혁정책 혼란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는 '코드 정책 인사'로 부질없는 정책 놀음만 벌여왔다”고 비난했다.

김 부총리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이 부처간 의견을 교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택하다 보니 밖에선 혼선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만나고 토의해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예의 ‘관료다운’ 답변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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