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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경제팀, '아파트 투기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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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진표 경제팀, '아파트 투기팀' 되려나

아파트 폭등세 '비강남권'으로 확산, '투기와의 전쟁' 시급

정부의 지난해 9월부터 지난 5.23 조치까지 연속적으로 열한 번 쏟아놓은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사실상 실패작이었음이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지난달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재폭등이 비강남권으로 확산되는 등 전국에 또한차례 거센 아파트값 투기 열풍이 불기 때문이다.

***강남 아파트 상승세, 수도권 일대로 확산 조짐**

지난 한 달 사이에 1억원이 넘게 오른 재건축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1만가구가 넘었고 그중 98%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 밝혀진 가운데 아파트값 급등현상이 빠르게 비강남권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목동, 분당, 일산 등으로 집값 상승이 확산되는 전형적인 과열장세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강남만 오를 뿐 다른 곳은 문제없다"던 정부의 안이한 해명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 8월 한 달 사이에 급등세를 보인 여파로 지난달말부터는 서울 양천구 목동, 경기도의 분당, 일산 등에서도 한달간 상승분이 1억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45평형의 경우 8월말 7억원 정도에서 9월 첫주에 들어서 7억5천만~7억8천만원으로 뛰어올랐으며 동과 층이 좋은 경우 8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억2천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던 목동 2단지 35평형 로열동도 이달 들어서는 7억3천만원으로 뛰어오르는 등 목동 전역에 걸쳐 가격상승이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서울뿐 아니라 분당, 일산 등 경기도 신도시 지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분당 야탑동 장미동부 48평형은 8월달말부터 2주 사이에 5천만원이 넘게 뛰어올라 4억9천만~5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장미코오롱과 장미현대 일부평형도 3천만~5천만원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고양시의 일산3동, 마두동 그리고 평택의 합정동, 서정동 등에서도 가격이 수천만원씩 뛰어오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이같은 아파트값 상승 확산이 "강남 집값이 폭등 양상을 보이자 가격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뒤를 쫓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 일부 지역을 투기지구로 지정해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부과하는 조치가 오히려 거래가에 세금까지 얹는 형태로 가격 상승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송파구도 평당 2천만원 아파트 대열 가세**

이처럼 아파트값 폭등에 따라 서울 강남구에 이어 송파구도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당 2천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뱅크(www.neonet.co.kr)에 따르면 9월 첫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송파구가 평당 2천3만원을 기록, 처음으로 2천만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당 2천만원을 넘은 것은 전국에서 경기도 과천시, 서울 강남구에 이어 송파구가 3번째다.

송파구는 한 주 만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5.94%나 상승했는데 이 역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단지별로 보면 잠실3동 주공3단지 15평형은 지난주보다 5천5백만원 오른 4억7천5백만원, 잠실동 주공4단지 17평형은 5천만원이 뛴 6억1천5백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뱅크에 따르면 9월 첫주 강남구와 과천시의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은 각각 2천2백24만원, 2천93만원이었으며 서울지역 전체 평당 매매가격은 1천1백34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1.98%로 올들어 최고 주간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 가격안정화 대책 실패 이유를 정부의 보유세 강화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미봉책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유세를 대폭 강화해야 하나, 이번 정부의 대책은 인상분이 많아야 몇십만원에 지나지 않아 '면피성 대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달새 1억원이 오르는 상황에서 세금 몇십만원 인상의 '보유세 강화'대책은 사실상 경기 부양 차원에서 아파트 투기를 방치하겠다는 우회적 메시지에 다름아니며, 시장에서 이를 읽고 재차 투기가 재연됐다는 해석이다.

***재경부, 베벌리힐스에서 배워라**

부동산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강화된 보유세'는 어느 정도 수준을 의미하나. 이들은 미국의 호화주택단지로 유명한 베벌리힐스를 예로 든다.

베버리힐스는 전지역 주택의 3분의 1 이상이 시가 3백만달러(약36억원)를 넘고 이 정도면 침실만 4개 이상인 8백~9백평짜리 대저택이다. 이 지역내 1백만달러(약 12억원) 미만 주택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천8백91달러(2002년 기준)인 미국의 많은 부자들은 베버리힐스에 사는 것을 두려워 한다. 무거운 보유세 때문이다.

베버리힐스에서 '소규모 주택'으로 분류되는 시가 70만 달러(8억5천만원)인 주택만 해도 집주인은 매년 7천9백80달러(약9백50만원)를 부동산 보유세로 내야 한다. 여기에 각종 부과금 등을 포함하면 통상 시가의 2%인 1만6천달러(1천8백70만원)를 매년 주택 소유에 대한 세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베벌리힐스에서 '중상급'에 속하는 3백만달러짜리 저택을 소유한다면 매년 재산세로만 3만4천2백달러(약 4천1백만원)를 내야 한다.

반면 서울 강남에서 시가 8억5천만원(미화 70만달러) 아파트를 보유하는 경우 세금은 연간 54만원 정도다. 베벌리힐스의 5%정도에 불과하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조치로 2005년 이후 지금보다 부동산 보유세가 60~70% 늘어나더라도 90만원 정도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자동차세는 자동차값이 1천6백만원인 2000㏄ 중형승용차의 경우 8억5천만원하는 아파트의 재산세와 맞먹는 매년 52만원이다.

***김진표 경제팀, 아파트 투기팀이 되려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가격을 정말 안정시키겠다면, 아직까지 공개를 기피하고 있는 다가구 주택 보유현황을 밝혀 투기현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한 뒤 시가 과세, 다가구 보유 중과세, 재건축 개발부담금,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전매 금지 등 말 그대로 '투기와의 전쟁'을 벌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재건축 허용연한과 안전진단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재건축 아파트 투기 열풍을 잠재우겠다고 큰소리치는 사이 서울시의회는 재건축 허용 연한 규제를 완화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는 등 아파트 투기 조장행위가 빈발하고 있어, 과연 정부가 과감한 대책을 내놓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사태가 계속되다간 훗날 '김진표 경제팀'은 '아파트 투기팀'으로 역사적 평가를 받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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