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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부총리 태풍 비상속 '제주골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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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부총리 태풍 비상속 '제주골프' 파문

대책회의 불참 "전화로 대책 지시했다" 해명, 한나라 문책 요구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경해씨 자살로 농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태풍 '매미'가 남쪽 지방을 강타할 것으로 예보된 상황에서 지난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잡은 제주도 골프 휴가를 강행한 사실이 알려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태풍이 전례없이 강력한 천재지변이라고는 하나 1백명이 넘는 사망.실종자와 1조원이 넘는 물적 피해를 낸 배경에는 정부의 무대책이 자리잡고 있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부총리의 한가한 골프 휴가는 그냥 넘어가기 힘든 '근무기강 해이'가 아니냐는 비난여론 때문이다.

***김 부총리, "제주도에서 전화로 대책 지시" 해명**

1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고교 동창들과 부부동반으로 휴가를 보내기 위해 10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에 갔으나 12일 태풍 때문에 항공편이 결항돼 상경하지 못하고 하루 뒤인 13일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경복고 출신으로, 그의 고교 동기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이 있다.

김 부총리는 또 "제주에 머무는 동안에 골프를 쳤지만 태풍 피해가 발생한 12일 제주에서 전화로 국고 지원 대책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언제, 몇 차례나 골프를 쳤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부총리는 12일과 13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태풍 관련 관계부처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12일 회의에는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또 13일 회의에는 행자부 산업자원부 건교부 해양부 국방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철도청장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12일과 13일 총리 주재 관계부처 대책회의에는 경제부총리가 참석할 의무가 없었다"며 "태풍이 와 아무리 무리해도 서울로 돌아갈 수 없었으며 단지 업무 때문에 여름휴가를 못 간 고교 동창끼리 골프를 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고건 총리도 15일 김 부총리가 추석 연휴 중 관계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과 관련, "재경부 관련 대책은 조세 감면 정도이기 때문에 김 부총리의 참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총리는 14일 밤 이를 취재하던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를 무리하게 기사화할 경우 법적 소송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태풍 '매미'가 온다는 것은 9일부터 예고됐을 뿐 아니라 11일 오후 6시에는 이미 제주와 남해 먼 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다"면서 "12일 제주발 서울행 비행기는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반까지만 결항됐으며 그 이전과 이후에는 정상 운항됐다"고 김 부총리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 정부 특유의 위기불감증과 도덕불감증 사례"**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한나라당은 즉각 논평을 통해 김부총리의 행태를 비판하며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15일 김영선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우선 "이번 엄청난 태풍피해가 천재(天災)만이 아니라 인재(人災)까지 겹쳐 더욱 커졌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부 재해상황실은 기능이 마비됐고 관계기관의 비협조로 인명구출이 늦어지는 일도 일어났다. 수백억원을 들여 구축했다는 국가안전관리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면서 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논평은 "그런데 이보다 더욱 개탄스런 것은 비상상황에 처한 노무현정부의 해이하기 짝이 없는 근무자세"라면서 "경제팀 수장인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이미 태풍이 예보된 시점인 추석연휴중 제주에 머물며 골프를 친 사실이야말로 그 극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김 부총리는 결국 태풍 때문에 상경을 못해 태풍대책 관계부처 회의에 불참해 지극히 기본적인 책무도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더구나 김 부총리는 제보를 받고 취재하던 기자에게 '무리하게 기사화할 경우 법적 소송을 하겠다' 운운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을 열거한 뒤 논평은 "과연 김 부총리가 책임있는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정부 특유의 위기불감증과 도덕불감증을 새삼 절감케 하는 어처구니없는 언동으로서 마땅히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 "아직 언급할 상황 아니다"**

청와대는 이와관련 명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하며 일단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진상 파악을 할 계획이나 아직 별도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김 부총리가 입장을 밝힐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언급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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