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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SK글로벌 청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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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SK글로벌 청산하라"

6조원 분식회계 사용처 요구에 이은 초강경 압박

SK(주)의 외국계 최대주주 소버린자산운용이 25일 자문사인 라자드아시아 오호근 회장을 통해 "SK(주)는 반드시 SK글로벌에 대한 지원계획안을 철회하고 SK글로벌 청산의 고통을 감내해야한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오호근 회장은 IMF사태 직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이 위원장에게 발탁돼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등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다가 그후 외국에 나가있던 인물로, 국내 대기업 사정에 밝은 그의 출현으로 SK글로벌에 대한 소버린의 공세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소버린 "SK글로벌 청산하라"**

오회장은 25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계획안 철회요구는 더 이상 희망을 버렸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렇다. SK(주)는 신뢰할만한 SK글로벌 지원안을 마련할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SK글로벌을 청산하는 것이 그나마 이익이라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오 회장은 나아가 "차제에 SK(주)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독자적 에너지회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순전히 SK(주)주주의 일원으로서 요청하는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소버린의 SK글로벌 청산 요구는 전날인 24일의 "SK글로벌에서 분식회계로 사라진 6조원의 행방을 밝히지 않는 한 SK글로벌 지원안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압박수위를 하루만에 또다시 높인 것이어서 큰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오 회장은 소버린을 둘러싸고 항간에 떠도는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 시도나 투기적 자금 등의 추측에 대해 "현재로선 SK(주)의 지분 추가 매입계획은 없으며 SK(주)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 이상은 매각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소버린 둘러싼 소문들, 강하게 부인**

오 회장은 "내가 파악하고 있는 한 소버린은 세계적인 포트폴리오 투자자로서 기업가치를 중시한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건전한 투자회사"라면서 "적대적 M&A란 내가 이해하기론 훌륭한 경영진이 있는데 지분 매집으로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시도를 말하는데, 소버린에게 M&A 의도도 없지만 SK(주) 경영진이 훌륭하다는 것이냐"며 현 SK(주) 경영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소버린과 SK그룹 오너 일가 또는 전문경영인들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서 질문이 나오자 "뜬금없이 '너 도둑놈이지'라고 묻는 것과 같다"면서 "일말의 관계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오 회장은 '소버린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주주 자격 취득후 6개월 경과규정이 끝나는 8월 이후 임시주총을 소집해서 경영진 교체를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보다 독립적인 경영진이 들어오면 좋다는 것은 주주로서의 당연한 바람"이라면서 "그러나 (경영진 교체는) 많은 주주들이 현재의 경영진이 문제가 많다는 우리의 판단에 동조할 때나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템플턴이나 헤르메스 등 다른 대주주들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SK글로벌 불투명성은 전례없는 정도"**

손길승 회장, 최태원 회장 등의 이사직 사퇴여부와 관련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는 미국에서는 기소만으로도 이사직을 물러나는 게 상식"이라며 "유죄판결이 났는데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뾰죽한 제재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회장은 SK글로벌 청산을 주장하는 근거로 "지난해 분식회계로 파산한 미국 월드콤은 파산하기 2년전 이사회가 35분만에 60억달러에 해당하는 기업인수를 결의한 전력이 있다"며 "사라진 6조원의 행방도 밝히지 않은 채 서둘러 SK글로벌의 '구조조정 방안'이라는 것을 내놓은 SK(주)의 투명성은 한국의 과거에도 찾기 힘들다"고 맹비난했다.

오 회장은 "오죽하면 한국의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채권 전액에 대해 30%만 현금으로 받고 손을 떼기로 하고 2위인 우리은행은 아예 채무조정안 자체를 반대했겠느냐"면서 "이는 SK글로벌의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부실한 기업이 어떻게 지난해 1천4백50억원의 EBITDA(세전 영업수익)를 갑자기 3배로 늘릴 수 있다는 자구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인지 말이 안된다"면서 "크레디리요네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이 SK글로벌과의 거래를 기존보다 12배나 늘리는 지원을 해줘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어떤 회사도 이토록 야심찬 성장률을 목표로 설정하지 않는다"면서 "SK이사회도 여러가지 전제조건을 달로 지원안을 통과시킨 것을 보면 이같은 위험요소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SK글로벌에 대한 지원확약서 제출을 거부했음에도 "기존의 정상적인 거래만으로도 충분히 지원하는 셈"이라는 SK(주)과 국내 채권단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SK글로벌같은 무역회사는 근본적으로 영업을 통한 순익을 시현해야 하며 EBITDA는 무역회사 가치를 추정하는데 적합한 지표가 아니다"는 점도 거론해 SK글로벌의 자구안이 '전문적인 포장술'임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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