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바이 아웃은 채권의 일부만 현금으로 돌려받고 나머지는 탕감해 주는 것으로, SK글로벌의 경우 바이 아웃 비율은 채권액의 30%로 책정됐다. 요컨대 빌려준 돈의 70%를 떼이면서까지 거래를 끊겠다는 것으로, SK글로벌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17일 채권단협의회에서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외국계 은행과 보험, 투신 등 23개 금융기관이 전체채권의 36.63%에 달하는 1조2백57억원의 캐시 바이 아웃 신청을 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2001년말 하이닉스 처리때도 그러했듯 재생 가능성에 의심이 가는 거래기업에 대해서는 단기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하루빨리 깨끗하게 관계를 청산한다는 게 국민은행의 기본 경영방침"이라며 "하이닉스 경우도 우리가 그때 깨끗이 손 털고 나왔기에 지금 문제가 없지, 출자전환을 결정한 국책은행이나 공적자금투입은행들은 지금까지도 하이닉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구속으로 SK그룹 체제가 더이상 유지되기 힘들고 따라서 SK글로벌의 회생 가능성도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는다는 게 우리 판단"이라며 "따라서 채권액 일부가 아닌 전액을 바이 아웃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는 SK그룹과의 거래도 그룹 계열사라고 해서 대출해주는 일이 없이, 개별 계열사별로 신용등급을 엄격히 평가해 대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도 일부 바이아웃 신청**
국내 채권은행 가운데에는 국민은행 이외에 하나은행이 채권액 5천5백91억원의 10%선인 5백억원 가량을 바이 아웃하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으로, 김승유 행장이 지난달 31일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SK글로벌 회생을 위한 비밀각서를 체결하는 등 SK글로벌 회생 작업을 주도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채권단들에게 SK글로벌 회생 가능성을 역설해온 하나은행이 비록 전체채권의 10%에 불과하기는 하나 바이 아웃 신청을 했다는 것은 위험분산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나, 하나은행 역시 내심 SK글로벌의 회생에 대해 자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김승유 행장은 19일 "최태원 SK회장과 손길승 SK그룹회장 등에 대해 법원이 최종 유죄판결을 내릴 경우 이들의 경영권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김 행장은 또 "SK글로벌 해외채권단이 국내채권단이 합의한 내용에 동의하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SK글로벌 정상화 문제가 아직 '미정(未定)' 상태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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