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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노란 목도리', 골든 크로스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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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의 노란 목도리', 골든 크로스의 상징?

[대선 SNS 풍향계]<5>D-3, 네거티브 이슈 뚜렷한 하향세

대통령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의 최대 관심은 '누가 이길까'에 쏠려 있다. 네거티브 이슈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승리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SNS상에서는 당연히 네거티브 이슈가 포지티브 이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다. 그러나 12월15일 SNS를 집중시킨 가장 큰 이슈는 '안철수'였다. 이는 초박빙의 선거판세에서 여전히 안철수 전 후보가 갖고 있는 '스탠스'가 이번 선거 승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뜻한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섭니다. 패자가 축하하고 승자가 포용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부끄러운 승리는 영원한 패자가 되는 길입니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습니다."

안철수가 불러일으킨 '굵고 짧은' 논란...광화문 유세장 출현으로 잠재워

15일 오전에 안철수 전 후보가 올린 트윗 하나가 짧은 시간에 퍼져나가면서 트위터 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 나아가 지지자들을 잔뜩 긴장시켰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문재인 지지를 철회하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표시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들은 안철수 트윗의 진의를 해석하느라 분주했다.
종편을 중심으로 한 방송과 인터넷 언론들도 안철수 전 후보가 올린 '단 한 개의 트윗'을 속보로 다루며 긴급 토론 주제로 올리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 트윗은 무려 4670개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논란이 잠잠해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5만 명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유세장에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한 것이다. '지지철회냐 아니냐'로 갑론을박하던 트위터상의 반응도, 종편에 나와 안철수 트윗의 의미를 토론하던 사람들도 '멘붕' 그 자체였다.
누군가는 이것을 또 '안철수의 타이밍 정치'라고 평할 터였다. 어쨌든 광화문 유세장에서 안철수 전 후보는 이전보다 더 분명하고 간결하게 문재인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안철수는 처음으로 노란색 목도리를 두르고 나왔고, 이 목도리를 벗어 문재인 후보의 목에 직접 매 주었다. 그리고 따뜻한 포옹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 중단선언"과 "새정치 동반자 선언"으로 화답했다.
안철수 전 후보는 미묘한 트윗을 올려 파장을 일으킨 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광화문 유세장에 나와 파격적인 행보로 더욱 분명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만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철수 전 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미리 마음을 조리게 만든 것이라면, 정치 9단의 전략적 행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유승찬

어쨌거나 안철수는 트위터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부터 새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피력했고, 광화문 유세장 깜짝 등장과 적극 지지를 통해 새 정치 실현을 위해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또 하나의 소신을 실천했다. 토요일 하루, 안철수는 두 후보보다 더욱 큰 관심의 중심에 서 있었던 셈이다.
지금 여야 각 캠프는 "격차가 벌어졌다" "추월을 시작했다" 고 주장한다.
무엇이 진실일지는 몰라도 15일 문재인 후보에게 걸어준 '안철수의 노란 목도리'는 적어도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에게 '심리적 골든 크로스'를 실현했음에 틀림없다. 그 순간 정권교체 실현을 예감한다는 트윗이 물밀듯 올라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날 안철수 연관 검색어에도 지지, 포옹, 감동, 대세, 최선 등 긍정어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긍정비율이 이례적으로 80%에 육박했다.
실제는 어떨까. 노란 목도리와 골든 크로스 사이엔 어떤 함수관계가 있을까. '심리적 골든 크로스'와 실제 판세는 어떨까.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선거 결과가 뚜렷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다.

네거티브 공방, 마지막 부동층 흡수에 별 효과 없을 듯

어제 두 후보 버즈량 추이를 보면 박근혜 후보가 19만5000건을 기록해 전날 33만 건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문재인 후보는 23만 건으로 전날 26만 건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안철수 전 후보는 7만5000건을 기록, 전날 4만6000건에 비해 비교적 많이 증가했다.
어제가 토요일이라 버즈량 자체가 줄어든 측면도 있고,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십알단'의 활약(?)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전반적인 버즈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엑스 몰 유세를 통해 박근혜 후보가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청년-민생공약을 펼쳤지만, 안철수가 등장한 광화문 유세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것도 박근혜 후보 버즈량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도 돌연 발생한 '안철수 변수' 때문에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한 점도 눈에 띈다.
ⓒ유승찬

이른바 네거티브 검증 이슈에 대한 관심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표에서 보듯이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버즈량도 12일 한때 25만 건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해 15일은 5만 건에 머물렀다.
'신천지' 버즈량도 14일 8만 건에서 15일 3만 건으로, '십알단' 버즈량도 14일 7만 건에서 15일 2만7000건으로, 양 캠프가 집중 논쟁을 벌인 '네거티브'+'흑색선전' 키워드도 14일 10만 건에서 15일 6만 건으로 감소했다.
박근혜 후보는 흑색선전에 대한 전쟁을,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선거 막바지가 네거티브 자체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네거티브 전략 자체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소모적이다.
근거 없는 네거티브인 흑색선전과 선관위가 근거를 잡고 검찰에 고발한 근거 있는 네거티브는 확연히 구별될 필요가 있다. 네거티브 자체보다 더 나쁜 건 불리한 모든 것을 네거티브라고 규정하고 '네거티브에 대한 네거티브'로 언로 자체를 봉쇄하려는 시도다.
▲ 15일 광화문 유세에 '깜짝 등장'한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둘렀던 노란 목도리를 문재인 후보에게 건네줬다. ⓒ프레시안(최형락)

마지막 TV토론 "자신의 가치를 크고 분명하게 알려라"

오늘(16일) 마지막 부동층을 잡기 위한 마지막 TV토론이 열린다. TV토론은 정책을 중심으로 자신의 장점을 알리며 상대방의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말대로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 체계와 그 가치를 떠올리게 하는 언어와 '프레임'에 근거하여 후보자를 판단"한다.
이른바 네거티브의 약점은 네거티브 자체가 아니라 네거티브 공세만으로 부동층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박빙인 선거 막바지에 단지 '숟가락'을 하나 더 올리기 위해 네거티브에 매달리는 선거 관계자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기보다 자신이 네거티브의 중심에 서서 생색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이른바 흑색선전을 실질적으로 막고 싶으면, 흑색선전이 확인되면 그 당사자에 대해 공천이나 임명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1차적으로는 법이 판단하겠지만, 법의 판단이 한계에 부닥쳤을 때 윤리위원회 같은 곳에서의 정치적 판단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상대방의 프레임을 공격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주장이 강화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공론의 중심에 서기 때문이다. 가령 선거 막바지에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청와대 광화문 청사 이전, 즉 광화문시대를 공격하거나,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의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제안을 공격하는 것은 상대방의 프레임을 강화시켜 주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나 지금부터 3일간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오늘 벌어질 TV토론에서 후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의 가치관을 큰소리로 명확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평론가처럼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들과 함께 우리시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 TV토론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분명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가 광화문유세에서 미드 <웨스트 윙>을 언급했다. 대통령과 비서진이 책상에 걸터앉아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을 '청와대 광화문시대'에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서다. <웨스트 윙> 작가 애런 소킨의 2012년 새 정치드라마 <뉴스룸>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국민들이 싫어해서 민주당이 지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맨날 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싫어하는 것이다."
좀 생략하고 말하면, 대통령 선거는 국가권력의 전부와 전무를 가르는 싸움이다.
'심리적 골든 크로스'를 통해 다시 출발선에 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무엇을 갖고 마지막 골인지점으로 달려갈 것인가. 마지막 부동층에게 알려줄 '이기는 길'은 무엇인가. 그 승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일은 무엇인가.
여야 후보와 유권자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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