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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그들'을 잡으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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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그들'을 잡으면 이긴다

[김윤태 칼럼]<7> '한국판 청년뉴딜'의 '비전'을 제시하라

무엇이 더 중요한가? 지상전이 중요할까? 공중전이 중요할까?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전쟁 이야기가 아니다. 선거운동에서도 지상전과 공중전이 있다. 현대식 선거운동은 전쟁과 비슷하다. 그래서 전략과 전술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전차와 전투기를 이용한 '전격전'이 등장했고, 전쟁이 확산되면서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까지 표적이 되는 '총체적 전쟁'이 벌어졌다.

한국에서 전통적 선거운동은 전국을 순회하며 대규모 집회를 통해 지지자를 결집하는 세 과시에 치중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대선은 전국 대도시에서 개최된 대중집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동원했는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지상전에서 조직동원 자금은 '실탄'이라 불렀고, 가장 위력적인 무기였다.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신속하게 이동하며 '전격전'을 주도했다. 유세차량이 거리를 누비며 모든 유권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총체적 전쟁'이 벌어졌다.

공중전을 막아버린 박근혜의 힘

1997년 이후 텔레비전을 이용한 '공중전'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전통적인 지상전은 조직을 동원하는 선거인데 비해, 공중전은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 김대중-이회창의 대결에서 토론 솜씨가 뛰어난 김대중 후보가 유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후 대선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팀의 중요성은 커졌다.

현대식 선거운동에서는 지상전과 공중전이 모두 중요하다. 그런데 올해 대선에서는 공중전이 사라졌다. 2002년 대선에서 83번의 합동 또는 후보자 별 텔레비전 토론이 이루어졌다. 2007년 대선에선 약 50번 개최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주요 대선후보가 등장하는 텔레비전 토론은 물론이고 개별 토론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가 야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국방송(KBS)은 개별 토론조차 미루었다.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는 한국방송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사이버 전쟁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최근 대선에서 지상전과 공중전에 이어 제 3의 전쟁인 '사이버 전쟁'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노사모'가 인터넷을 통해 선거운동을 벌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08년 미국의 오바마 후보도 '무브온 오르그' 등 온라인 선거운동을 주도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2012년 시카고에 있는 오바마 선거본부는 '빅데이타'를 분석하여 통계분석을 거쳐 표적집단에 맞춘 선거운동을 벌였다. 오바마 후보는 2억명의 유권자를 인종, 가구 형태, 소비 수준 등으로 분류해 지역별로 맞춤형 선거전략을 만들었다.

2012년 한국 대선에서도 인터넷 공간을 통한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뜨거워지고 있있다. 여기에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유권자의 직접 참여도 활발하다. 지상전과 공중전과 의존하는 과거의 선거운동과 전혀 다른 선거문화가 등장했다. 2012년 대선은 인터넷과 SNS의 선거운동이 허용된 첫 번째 대선이다. 2011년 12월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치적 표현을 규제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한정 위헌'을 결정했다.

선거자금 펀드가 대세를 좌우할까?

대선 후보들은 지상전 방식 대신 사이버 전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트, 유튜브, 모바일 앱 등 모든 매체가 동원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가장 주목하는 방법은 카카오톡이다. 이용자들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무려 3천600만명에 이른다. 최근 대선 후보들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록 수는 문재인 후보가 7만410명, 박근혜 후보가 6만9천145명, 안철수 후보가 6만1천969명에 달한다고 한다.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펀드 모집은 처음이다. 문재인 후보는 가장 빨리 문재인담쟁이펀드를 시작했다. 사흘 만에 200억원을 모았고, 2차 펀드도 나왔다. 반값 선거운동을 주장한 안철수 후보도 펀드모금에 나섰다. 출시 이틀 만에 100억원을 넘었다. 뒤늦게 박근혜 후보도 250억원 규모의 박근혜펀드 계획을 발표했다. 선거자금만 본다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선거는 자금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지상전의 중요성

선거운동의 방법이 발전할수록 선거캠프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유혹이 커진다. 그러나 역대 선거를 보면 고전적 방법인 지상전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최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쟁에서도 '조직 동원' 시비가 불거진 것처럼 지상전은 선거의 고전적 문법이다. 결국 누가 얼마나 자신을 지지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20-30대 인구 비중이 커졌으며, 이들의 투표율이 높아 승리할 수 있었다. 청년세대의 참여가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무너뜨렸다. 2007년 대선에서는 청년 투표율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청년 세대의 실업이 심각해지고 비정규직이 증가했지만, 야권 지지자들은 대선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급물살을 타는 야권 단일화 역시 지상전의 위력이 중요할 것이다. 열렬한 지지자들을 참여시키는 기층 조직이 없다면 여론조사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단일화 이후 야권 후보는 본선에서 다시 지상전의 격전을 벌여야 한다. 다양한 정당 조직, 자원봉사자, 시민사회조직, 풀뿌리 조직, 온라인 공동체에 참여하는 모든 지지자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지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은 '실탄'보다 강하다!

'한국판 청년뉴딜'이 필요

최우선적으로 청년세대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청바지를 입고 싸이의 말춤을 추고 스킨십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값등록금, 청년고용할당제,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부각해야 한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한국판 청년 뉴딜(New Deal)'을 제시해야 한다. 왜 '청년 뉴딜'이 국민을 위한 복지제도로 발전해야 하고, 왜 복지국가가 새로운 국가비전이 되어야 하는지 알기 쉽게 말하고 호소해야 한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대선 후보만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구체적인 메시지야말로 지상전을 위한 가장 위력적인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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