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혐오·차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즉각 복원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132개 단체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삭제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즉시 복원하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2학기 중 16개 시도교육청에 지급할 계획으로 '혐오·차별 대응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있었다. 교실에서 발생하는 혐오·차별 표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의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가 논란이 주요 계기였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작한 가이드북 초안에는 원래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검토위원들에게 보낸 수정본에는 성소수자 관련 문구가 빠졌다. 시도교육청이 반대 민원을 우려해 해당 내용이 담긴 가이드북 배포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유였다.
검토위원들은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가이드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검토위원 7명 중 6명이 검토진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검토위원이었던 조혜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은 회견에서 "가이드북이 이대로 발간된다면 혐오차별을 예방대응하는 안내서로서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혐오차별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 명백하기에 전문가로서 도저히 이름을 걸 수 없다는 판단에 제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를 타깃으로 하는 반대민원이 바로 이 가이드북이 예방대응하자고 제안하는 혐오차별"이라며 "교육부가 가이드북을 통해 '상대적으로 만만한 혐오에는 대응하겠지만 더 심각한 혐오는 외면하겠다'고 선언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청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지연 전교조 부위원장은 "최근 전교조 서울지부 중등남부지회에서 서울시교육청과 연수를 개설하려고 했는데, 심의 결과 서울시교육청이 '젠더, LGBTQ,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내용이 있다'고 수정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용어 사용이 논쟁의 소지가 있거나 사회적 합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니 중립적 용어를 사용하고 편향성 논란을 예방해달라고 했다"며 "성소수자를 이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교사들이 스스로 성소수자 관련 용어를 삭제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건가"라고 성토했다.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은 160여 명의 성소수자 청소년이 자신이 겪은 피해 사례와 요구안을 받았다. 상훈 띵동 상담지원팀장이 이 가운데 일부를 회견에서 공개했다.
경남에 사는 청소년 성소수자 A씨는 "청소년 퀴어를 혐오표현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은 폭력이자 학대이고,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이나 자해를 방조하는 것"이라며 교육현장에서 성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기 바란다. 우리를 더 이상 사각지대에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에 사는 청소년 성소수자 B씨는 "우리는 지우고 검열해야 할 얼룩 같은 존재가 아니다. 지운다고 지워지지 않는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모든 학생을 포용해야 한다. 학교 안팎의 모든 성소수자 청소년을 위해 혐오·차별 대응 가이드북에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넣어달라"고 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회견 전날 교육부 관계자와 만나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가이드북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의견수렴을 충분히 받은 뒤 내용을 확정·배포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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