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과 이스라엘이 4월 이후 처음으로 직접 공격을 주고 받으며 이란 휴전이 최대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보복 자제를 주문했음에도 이날 공방이 벌어져, 미국 영향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이스라엘의 전쟁 의지를 강조되며 더욱 우려를 키웠다.
8일 오전 4시26분께 이스라엘군(IDF)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 서부 및 중부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전날 밤 이스라엘을 향해 두 달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뤄진 이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보복을 삼가라고 당부했음에도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오전 10시36분께 방금 전 이란 방공망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스라엘 공습이 이란 남서부 반데르에마흐샤르 인 카룬 마흐샤르 석유화학단지에 피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단지 내 여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7일 밤 영상성명을 통해 "이란 테러 정권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대응으로 "우리 영토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새 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곧바로 재보복했다. 8일 오전 7시35분께 이스라엘군은 이란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이 발사된 걸 확인했고 이를 요격하기 위해 방어 체계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을 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8일 오전 성명을 통해 방금 전 이스라엘 북부 네바팀·텔노프 공군기지를 향한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는 자국 레이더 기지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9시29분께도 이스라엘 영토를 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도 이스라엘에 미사일…'홍해 공격 재개' 선언
이날 예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 공격에 동참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5시51분께 예멘에서도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이 발사된 것을 식별했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을 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공격 배후를 주장하고 홍해에서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다시 표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상황에서 후티가 홍해 상선 공격을 재개할 경우 아라비아 반도 양쪽 해협이 막혀 중동 에너지 해상 수출이 또 다시 타격을 입게 된다.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와 통하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 간 무역 통로로 이곳의 통행을 방해할 경우 공급망에 심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이란과 이스라엘 직접 공방은 지난주 미국 중재 레바논 휴전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말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폭격에 대응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됐다.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은 4월8일 휴전 발효 뒤 처음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욕타임스>(NYT) 등을 보면 7일 밤 10시께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탄도미사일 10기 가량이 발사됐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이날 앞서 발생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및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해당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해당 공격이 이스라엘 북부 라마트 다비드 공군기지를 겨냥했다고 밝히고 4월7일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을 조건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란과는 달리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 휴전은 이란 휴전과 별개라고 주장 중이다. 혁명수비대는 7일 밤 작전은 "경고"였다며 레바논 공격이 계속된다면 "역내 전역 미국과 이스라엘 목표물을 포함해 대응이 훨씬 더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7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거점으로 꼽히는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밝혔다.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지난 3일 휴전을 발표했지만 교전 당사자인 헤즈볼라는 이에 반발했고 이스라엘 정부도 레바논 지상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곧바로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었다.
트럼프, 네타냐후에 보복 자제 촉구했지만…이란 "모든 책임 미국에"
7일 밤 이란의 공격 뒤 수 시간 만에 일어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자제 촉구에도 일어났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7일 이란 공격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애칭)에게 전화해 보복하지 말라고 할 것"이라며 "양국 모두 재미를 봤다. 이스라엘은 공습을 수행했고 이란도 공습을 가했다. 또 다른 공습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길 바란다. 만일 비비가 보복 공습한다면 지난 47년, 혹은 지난 3000년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과의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며 "지금 일어나는 일 때문에 이 합의가 무산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 미사일 공격에 보복하지 말고 외교적 시간을 더 허용하자고 말했다고 해당 통화 내용에 정통한 이스라엘 소식통과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며 공격 보류를 요청했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발하다 결국 "겉으로는 동의"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쏜 이란을 향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합의를 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에 이르면 8~10일 이란과의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내가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고 그(네타냐후 총리)는 아무 결정권도 없다"며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안을 받아 들일 거라고 자신했지만, 8일 공방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확대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에 "미쳤다"며 욕설 섞인 막말을 퍼붓고 미국 중재로 레바논 휴전 발표가 있었음에도 베이루트 외곽을 공습했다.
이란은 이스라엘로 인한 중동에서의 "모든 사태 악화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입장이다. <AP>를 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8일 언론브리핑에서 "누구도 이스라엘 정권이 미국과 협의 없이 행동한다고 믿지 않는다"며 "미국은 이스라엘 정권 공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모든 사태 악화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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