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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거부에도 기저귀 강제 착용시킨 정신병원…인권위 "인권침해 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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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거부에도 기저귀 강제 착용시킨 정신병원…인권위 "인권침해 시정하라"

"존엄 훼손, 사생활·비밀 자유 침해…불가피한 경우만 시행하고 사유 진료기록에 남겨야"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님에도 강제로 기저귀를 착용하게 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19일 환자에게 강제로 기저귀를 착용시킨 A 병원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시정조치를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권고는 2024년 A 병원에 강제입원된 환자 B 씨의 진정을 계기로 이뤄졌다. B 씨는 입원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려 하자 '전화하는 행위 자체가 입원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며 강제로 격리·강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데도 강제로 기저귀를 착용시켜 A 병원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했다.

A 병원은 "B 씨를 격리·강박하는 과정에서 강박 상태에서는 대소변 처리가 어려울 수 있으니 환자복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했으나 이를 거부해 바지 위에 기저귀를 착용시켰다"고 답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 병원은 B 씨가 의학적으로 기저귀 착용이 불가피한지 평가하지 않았다.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진료기록 등에 명시하지도, 강제 착용 조치 전 B 씨에게 사유를 충분히 설명하지도 않았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A 병원이 B 씨에게 기저귀를 착용하게 한 조치가 환자의 생명 또는 신체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치료상 불가피한 조치라기보다는 관리 편의를 주된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해당 조치가 치료상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나, B 씨의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환자의 존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인간의 존엄성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봤다.

이에 인권위는 A 병원 병원장에게 기저귀 착용은 환자 상태상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하도록 하고, 그 사유를 진료기록부에 기록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환자가 본인 의사에 반한 기저귀 착용으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내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Freepik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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