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국제행사 불모지’라는 오랜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전북이 펼친 도전들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위상을 새롭게 정의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역대 최대 성과 등 굵직한 성취는 전북이 세계 무대에서 더 이상 주변이 아님을 증명한다.
지난 2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전주는 서울을 49대 11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됐다.
1988 서울올림픽을 치렀던 수도를 넘어선 이 장면은 전국적인 관심을 넘어 국제 스포츠계에도 전북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초기에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컸지만, 결과는 전북이 완전히 판을 뒤집어낸 반전이었다.
전북의 전략은 명확했다. 대규모 신축 대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경제올림픽’, 전국 1위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올림픽’, 유네스코 세계유산 14종·무형문화재 106건을 기반으로 한 ‘K-컬처 올림픽’ 등 지속가능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결합한 접근이었다.
이런 구상은 IOC가 요구하는 흐름과 정확히 맞물리며 전북의 경쟁력을 뚜렷하게 했다. 블룸버그가 2030년 K-컬처 시장을 1,430억 달러로 전망한 점도 전북 전략의 설득력을 뒷받침한다.
전북의 승리는 행정의 성과만이 아니다. 실사 기간 동안 도민들이 보여준 자발적 참여와 응원은 전북의 저력과 결집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러한 힘은 후보도시 선정의 결정적 동력이 됐고, “전북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와 함께 지역의 자신감도 크게 높아졌다.
현재 전북은 IOC 지속대화 단계에서 계획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문체부·기재부 심사 대응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는 카타르·인도 등과의 국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북의 국제 경쟁력이 확인된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10월 전북대와 전주시 일원에서 열린 '제22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전북 국제행사의 흐름을 바꾼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명칭 변경 후 첫 행사였을 뿐 아니라, 컨벤션센터가 아닌 대학 캠퍼스에서 치른 첫 사례였다.
청년과 기업, 지역과 세계를 한 공간 안에서 연결한다는 전략은 적중했다. 대학생 창업 경진대회, 글로벌 CEO 멘토링, 산업현장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기존 비즈니스대회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성과도 역대 최고였다. 전 세계 한인 경제인·국내 기업인 3000여 명, 일반 관람객 1만 4000여 명 등 총 1만 7500여 명이 전북을 찾았고, 1대1 비즈니스 미팅은 2만 150건, 상담액은 6억 35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 미국 애너하임 대회의 1만 7000건을 뛰어넘는 수치다. JB페어와의 연계를 통해 200만 달러의 부가 수익을 올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뚜렷했다.
이번 대회는 전북의 미래 비전을 세계에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새만금의 산업·물류 잠재력, 전주 한옥마을의 문화적 매력, 각 시군의 관광·산업 자원 등 전북의 ‘정체성과 미래’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홍보 무대였다.
재외동포청 출범 후 처음 열린 행사였다는 점도 상징적이었다. 해외 기업인과 차세대 한상들은 새만금과 기회발전특구 등 전북의 투자 환경에 큰 관심을 보였고, 전북과의 네트워크 확대 가능성도 확인됐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은 이제 더 이상 국제행사 불모지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음을 실질적 성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전북은 올림픽 유치전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행사 역량을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전북의 국제무대 도전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와 연결된 도시, 문화를 자산으로 활용하는 도시, 지속가능성을 경쟁력으로 삼는 도시, 전북이 만들어갈 다음 장면은 이제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