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취임 3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당에 대해 "극단적 지지층만을 의식한 행보가 과연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깊이 반성하고, 무엇이 국민이 원하는 바인가를 늘 좌표로 삼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 연 간담회에서 "지금 (당) 지지율이 굉장히 낮게 나온다", "과연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인가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오 시장은 특히 "당 주류적(그룹의) 행태를 보면 매우 아쉽다"며 "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지만 실행할 힘이 없는 것"이리고 꼬집기도 했다. "정말 큰 좌절을 느끼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에 모든 정파가 당의 핵심 지지층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반면교사로 민주당이 '개딸'이라 불리는 분들에게 휘둘렸던 상황을 회고해보란 말을 당에 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6.3 대선 불출마 결정에 대해서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포기했기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돌이켜보면 그때의 결정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그 시점에서의 출마가 우리 당이나 집권 여당의 잘못을 인정하고 뼈를 깎는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한편으로는 "서울시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분명히 있었다"고 언급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3연임(2006년·2010년까지 포함하면 총 5선)에 도전할 뜻도 시사했다. 그는 "임기 1년이 남은 지금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며 "이제부터가 더 치열한 실행과 도전의 시간이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한 변화들을 더 크고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가겠다"고 했다.
다만 '시장 재출마를 하겠다는 뜻인지 명확한 의사를 밝혀달라'는 질문에는 "솔직한 심정으로 다음 선거 출마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정치인이 출마 결정을 하고 다음 좌표를 설정하겠나"라고 즉답을 피했다.
오 시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밀라노 출장 중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도 3연임 도전과 관련 "일 욕심이라는 게 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긍정적 사인을 낸 바 있다.
시정 현안에 대해서는, 논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과 관련 "토허제는 비상정책인데, 지금은 다행히 정부의 금융정책 덕분에 어느 정도 급등세가 잡힌다고 판단해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추가 지정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공급에 대해 향후 10년간 총 2조 원의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해 주택공급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재정을) 푸는 것은 하책 중 하책"이라며 "한 번 정도는 서울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내가면서 협조를 하겠지만 반복되는 건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