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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너비’와 ‘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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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너비’와 ‘넓이’

과거 입시에는 체력장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20점이 만점인데 만점 받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필자는 워낙 운동을 많이 해 온 터라 어렵지 않게 만점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다른 친구들은 체력장이 지옥 훈련으로 생각할 정도로 어려웠다. 던지기, 턱걸이, 오래달리기, 왕복달리기, 넓이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체력을 판단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중에 ‘넓이뛰기’라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멀리뛰기’로 바뀌었다. ‘넓이뛰기’라는 용어가 옳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은 ‘멀리’ 뛰는 것이 백 번 옳은 말이다. ‘넓이’라는 말이 그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하자면 ‘도움닫기 멀리뛰기’가 가장 합당한 말이다. ‘도움닫기’란 ‘높이뛰기, 창던지기, 멀리뛰기 등에서, 뛰거나 던지는 힘을 더 크게 하기 위하여 일정한 지점에서 구름판까지 달려가는 일’을 이른다. 제자리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달려가다가 멀리 뛰는 것이기 때문에 ‘도움닫기 멀리뛰기’라고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표현이다.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를 가로를 잰 길이’를 말한다. ‘가슴너비’라고 하면 ‘가슴이 가로로 퍼진 길’, ‘결너비’라고 하면 ‘파동에서 산의 정점과 이웃하는 점점 사이의 거리’를 이른다. 그러므로 과거에 ‘넓이뛰기’라고 한 것은 가로를 뛰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법상 맞지 않는다. 한 사람의 잘못된 표현으로 온 국민이 잘못 사용하는 것이 지나치게 많다. 과거에 몇 번 얘기했던 ‘분류배출’을 ‘분리수거’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너비’의 예문을 보자.

강의 너비가 넓다.

백제대교는 길이 749m에 너비 36m이다.

두께와 너비

와 같이 쓴다. 즉 ‘너비’는 ‘가로로 잰 길이’를 의미한다고 보면 정확하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넓이’와 ‘너비’를 혼동하기 쉬워 각각의 개념을 다시 잘 정리해 보기로 한다. ‘넓이’는 ‘평면의 크기, 일정한 평면이나 곡면이 차지하는 범위의 크기’를 말한다. ‘유효 넓이’란 ‘건물에서, 벽이나 기둥 따위가 차지하는 넓이를 뺀 나머지 넓이’, ‘소리넓이’란 ‘사람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에서 가장 낮은 음까지의 범위’를 이르는 말이다. 예문을 통해 확인해 보자.

한 평 넓이의 땅

책상 넓이만 한 작은 지도 위인데도 그 거리는 극서와 극동으로 멀었다.

그 평야는 넓이가 무척 넓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와 같이 쓴다. 그러므로 넓이는 ‘면적’에 방점을 찍고 봐야 한다. 즉 ‘공간의 크기’와 관련된 단어다. 다른 말로 정리하면 넓이는 ‘㎡(제곱미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을 좀더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너비’는 길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m(미터)’를 기억하면 된다. 넓이가 2차원적인 것이라면 ‘너비’는 1차원적인 것이다.

이 책상은 너비가 2m이고, 넓이는 4㎡이다.

라고 이해하면 깔끔하다. 우리말이지만 요런 것을 공부하는 것이 참 어렵다. 너비, 두께 등은 모두 흔히 쓰는 말이지만 그 깊은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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