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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지명된 이진숙 "방송은 지금 공기 아닌 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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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지명된 이진숙 "방송은 지금 공기 아닌 흉기"

"공영방송 구성원 다수는 민주노총 조직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동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자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 야당의 탄핵 발의를 피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이 자진사퇴한 지 이틀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고, 방통위원장 후보자에는 이 전 사장을 지명했다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인선 발표에 앞서 내정설이 돌았던 이 후보자는 MBC 국제부장, 워싱턴특파원, 기획홍보본부장, 보도본부장, 대전MBC 사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MBC 김재철 전 사장과 함께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MBC 퇴사 이후에는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총선을 준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특보 대변인을 지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장에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컷오프 됐다.

정진석 실장은 "언론인으로서의 능력, 경영인으로서 관리 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췄다"면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했다.

자리를 함께 한 이 후보자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뗀 뒤 "전임 방통위원장 두 분이 단 세 달, 여섯 달 만에 직에서 물러난 걸 목도하고 그 후임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은 업무 수행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담당 기관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을 감쌌다.

그는 "왜 이런 정치적인 탄핵이 벌어졌나"면서 "탄핵을 한 정당에서는 현 정부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서 탄핵을 발의했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라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겨누고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나"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며 MBC를 비난한 뒤 "'청담동 술자리' 보도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대대적으로 보도, 확산했다"고 했다.

또한 "김만배, 신학림의 이른바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주더라' 하는 보도는 또 어떠냐"며 "1억6000만 원의 책값을 받은 전직 기자가 돈을 받고 가짜 기사를 써줬다고 볼 수밖에 없는 보도"라고 했다.

그는 "이런 보도들이 어느 정부에서 나왔나? 모두 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나온 보도다.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며 "정부가 방송 장악을 했다면 이런 보도가, 이런 기사가 가능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부패하면 우리 사회가 썩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방송과 언론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공영방송, 공영 언론이 (정치권력, 상업권력과 더불어) 노동 권력,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영방송, 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의 조직원"이라고도 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조만간 MBC, KBS, EBS 등 공영방송사 이사 임기가 끝난다"며 "새 이사들을 선임해야 한다.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12년 MBC 기획조정본부장 시절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민영화를 논의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그는 "지분매각을 하고 싶다는 정수장학회 요청에 따라 절차를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MBC의 경우 방송문화진흥회가 70% 대주주라서 정수장학회가 30% 지분매각 해도 민영화를 당장 할 수는 없다"며 "대주주의 승인 있어야하고 구성원 내부의 논의도 필요해서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은 민영화와 연관이 없다"고 했다.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에 대해선 "민주당이 비난, 비판하는 2인 체제는 민주당이 만들었다"면서 "민주당이 나머지 2명을 추천해준다면 가장 빠른 시일 안에 5명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작년부터 위원 추천을 안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와 함께 이날 지명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정진석 실장은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과 예산실장을 거쳐 제2차관을 역임했다"고 소개하며 "예산, 정책 분야의 정통 관료로 환경 분야 예산 편성과 사회정책 조정 업무를 두루 거쳤고 윤석열 정부의 지난 두 차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철학 이해도 높다"고 했다.

또한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선 "기재부에서 금융정책과 거시경제 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 금융경제 관료"라며 "금융과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산업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화라는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라고 했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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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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