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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부도 '정권심판' 위기론 확산…안철수 "지금이라도 민심 순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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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부도 '정권심판' 위기론 확산…안철수 "지금이라도 민심 순응해야"

원희룡 "尹 정부, 부족한 것 많다"…安은 "의료대란 정부 책임자 경질해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지금이라도 민심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정권심판론에 따른 여당 내 강한 위기론이 확인됐다. 유승민 전 의원, 조해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반성·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정부 실정에 대한 위기감이 당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조(李-曺)심판론에 대해서도 쓴 소리가 나온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선 이른바 '정권심판 위기론'에 따른 후보들의 지적 혹은 우려가 이어졌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민심에 순응해야한다"며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자"고 정부와 당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특히 정국 핵심 의제로 발전하고 있는 의정갈등 문제와 관련 "의료 파국이 임박할수록 의료 파탄으로 국민들의 피해가 커져 갈수록 국민은 결국 정부와 여당을 원망하게 될 것"이라며 "범사회적 의료개혁 협의체에서 의대 증원안 재논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안을 고집하고 있는 정부에 증원규모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 책임자에 대한 경질도 불가피하다"고 말해 의정갈등 문제에 있어 정부책임론을 시사하기도 했다.

안 의원과 같이 수도권 후보인 인천 계양을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회의석상에서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비판하면서도 "우리 윤석열 정부 부족한 거 많다", "스스로 겸허하고 반성할 부분도 많이 있다"고 발언하는 등 몸을 낮췄다. 원 전 장관은 "국회의원 선거는 정권을 끝내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라 국정의 운영동력을 중간 보충하는 바로 그런 선거"라며 "일할 만큼의 의석은 주시라"라고 말해 공세를 낮추고 읍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도부인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청년들은 아무리 정부에 불만이 있더라도 최소한 비리세력이 심판자 역할을 하는 정의가 거꾸로 된 세상 열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조심판은 불공정에 대항하는 청년들 상식을 지키려는 다수 국민 위한 호소"라고 말하는 등 지도부의 이조심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정부에 대한 민심의 악화 양상을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앞서 전날인 지난달 31일엔 3선 중진 조해진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겨낭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29일엔 비(非)윤계 대표주자 유승민 전 의원도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에서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좋은 일 하려고 대통령이 된 것 아닌가. 그래서 정권을 잡은 것이고, 그런 점에서 진짜 반성을 했으면 좋겠다"고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대전 유성을의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의원 발언에 대해 "정치인은 국민한테는 무릎을 당연히 꿇고 있는 자세를 가져야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그런 지혜를 발휘해 주고 인내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김경율 비대위원 또한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의원 발언과 관련 "PK에서조차도 그리고 수도권에서조차도 민심의 기류가, 향배가 좋지 않다는 그걸 반증하지 않나"라며 "이렇게까지 온 데에는 당과 대통령실의 적절치 못한 대응들이 기인한 바가 크다"고 했다.

본 선거를 단 9일 앞둔 상황까지도 정권심판론과 그에 따른 수도권 위기론이 잦아들지 않자, 대통령에 대한 당내의 불만 혹은 우려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출하고 있는 셈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같은 정권심판론 국면에 대해 이조심판론을 내세워 맞서고 있는데, 당 일각에선 이 같은 '맞심판론' 기조에 대해서도 반발이 표출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선대위 직후 기자와 만나 지도부의 이조심판론과 관련 "여당은 대화 상대가 야당이 되면 안 된다. 국민이 돼야 한다"며 "야당의 잘못된 부분이나 부도덕한 부분들을 지적하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당연히 있는 일이지만, 너무 여당 야당 서로 싸우기만 하고 국민은 소외돼서 이렇게 쳐다보고 있게 하는 거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평했다.

윤 정부 외교부장관 출신으로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한 박진 의원도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조 심판론 같은) 남 탓보다는 더욱 낮은 자세로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고, 부산 북구갑 출마자인 서병수 의원도 같은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눈에 띄는, 피부에 와닿는 민생 메시지, 정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재옥 공동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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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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