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열흘 앞둔 31일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사과와 내각과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분출했다.
경남 김해을 총선에 출마한 3선 의원인 조해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이 총선을 열흘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촉구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어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만약 총선에서 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할 것이다. 그때 하는 것은 의미 없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동훈 위원장과 우리 당 후보들은 총선에서 지면 그에 대해 책임질 것을 지금 선언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원내 1당을 얻지 못하면 국민의 불신임과 심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당선자가 22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의원직을 총사퇴할 것을 지금 선언해야 한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새출발할 때 민심이 돌아오고 총선도 이기고 남은 3년 국정도 성공한다"면서 "대통령실과 내각이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께 국정쇄신의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정권은 문재인 정권보다 더 흉악한 정권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끌어내리고 문재인에게 맡겼더니 나라가 잘됐다고 생각하면 밤낮 '탄핵, 탄핵' 거리는 이재명·조국 패거리에게 표를 주라"며 국민의힘에 대한 총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게 고강도 대응을 요청한 조 의원과 온도차는 있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이날 경기 용인 지원유세에서 "국민의힘과 정부에 부족한 게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저도 인정한다, 저도 바꾸고 싶다, 제가 바꾸고 있지 않느냐"고 자세를 낮췄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도 "우리는 잘못을 많이 했다. 우리 정부도 다 잘한 게 절대로 아니다"며 "우리는 잘못을 인정할 수 있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했다.
이처럼 여권의 총선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저와 우리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이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북한의 위협과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나라 밖 사정도 밝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북녘까지 자유를 확장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 땅에 온전히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비등해진 정권 심판론에 대한 자성보다 외부 환경에서 위기 요인을 찾으며 지금껏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 수호론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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