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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논란에 국민의힘 '발등의 불'…"임명 철회"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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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종섭 논란에 국민의힘 '발등의 불'…"임명 철회" 목소리도

尹정부 장관 지낸 박민식마저 "아쉽다"…도태우·조수연 막말 논란도 불씨

4.10 총선을 앞두고 터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 논란과, 도태우·조수연·장예찬 후보 등의 과거 SNS 발언 논란으로 인해 국민의힘이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사태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국면에서, 이 대사 출국이 이뤄진 것을 계기로 다시 여당에 부정적인 흐름이 높아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비주류 중진 나경원 전 의원과 민주당 출신 이상민·이용호 의원에 이어, 윤석열 정부 초대 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전 장관마저 '이종섭 리스크'를 지적하고 나섰다.

박민식 "정무적으로 아쉬워…깔끔하게 정리하고 부임했어야"

박 전 장관은 14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외압의혹으로 공수처에 의해 출국금지됐던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되고,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된 뒤 출국한 데 대해 "그걸 가지고 '해외 도피'라고, 전직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을 너무 범죄자 취급하듯 '도피시켰다'고 하는 것은 침소봉대"라면서도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정무적인 차원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지금 선거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이지 않느냐"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특히 야당에서 그런 프레임으로 공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그런 대사 부임 시기를, 물론 외교관계가 촉박하게 가고 이런 사정은 있겠지만, 좀 깔끔하게 여기서 정리를 하고 부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 전 장관은 서울 강서을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박 전 장관은 "그런 부분은 이 전 장관께서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여권 일각의 '대사 임명 철회 건의' 주장에 대해선 "거취 문제도 꼭 필요하면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외교 관계라는 것, 국내 선거 때문에 오늘 임명한 분을 내일 철회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을 생각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또 도태우 후보 등의 SNS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들이 정말 더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 된다. 말 한마디로 전체 선거판에 치명적인 그런 결과를 야기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된다"며 "'5.18', '난교'…. 이런 게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깨끗하게 사과할 것은 사과를 하고 '그 당시에 맥락이 어땠다'(는 등)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해명할 것은 깨끗하게 해명해서 이런 것으로 당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정무적 고려 없이 무턱대고 임명…철회하는 게 마땅"

민주당 출신으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발 더 나가 "개인적인 입장을 물으시면 저는 호주 대사 철회를 하는 것이 마땅하고 당으로서는 그런 것(철회 건의)도 검토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사람이 하는 일이 100% 다 순백처럼 옳을 수 있겠나. 과오라는 걸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사전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한다면 사후라도 빨리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은 "왜 굳이 지금 이 시점에, 그리고 호주 대사를 그 분으로 해야 될 어떤 급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것도 지금 총선을 앞두고 뻔하게 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느냐. 그러면 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써 오히려 피해야 되는데 그걸 왜 그렇게 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정무적 고려는 전혀 없이 그냥 무턱대고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도태우 후보에 대해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유지 결정을 한 데 대해서도 "도 후보의 그 (5.18 관련)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며 "과거의 발언을 사과했기 때문에 진정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당이 입는 정치적 이해득실 측면에서 생각할 때는 타격이 꽤 있다. 그렇다면 도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느냐 하는 측면만 볼 것이 아니고, 당의 전체가 입을 손실·타격을 생각한다면 사실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제안대로 이것에 대한 재검토가 아주 엄중하게 내려졌어야 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그것은 한 위원장의 견해에 따랐어야 되지 않았을까. '도 후보가 사과를 몇 번 했고 진정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공천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것은 너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이라며 "그 분의 발언 때문에 여러 가지 당이 의심을 받고 있다면 사실 읍참마속도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도려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같은 대전 지역 후보인 조수연 후보의 일제 강점기 관련 SNS 글 논란에 대해서도 "평소에 알고 있는 조 후보가 과연 그랬을까 깜짝 놀랐다. 국민들의 통상적인 기준이나 감각에 벗어난 잘못된 발언"이라며 "본인이 빨리 국민들 앞에 입장을 밝히고 또 본인의 어떤 진퇴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당에서도 여러 가지 이런 문제들이 계속 겹쳐서 일어나는 것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여당 지지도 상승세 주춤, 저도 느끼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 서대문갑 후보인 이용호 의원도 "그동안 여당의 지지도가 조금 높아지는 추세였다가 그게 주춤하는 상태"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선거 국면이고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감동을 줄 만한 것이 없더라도 특별한 변수, 돌발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조금 더 우리 지도부들이 세심하게 대응해야 된다"고 위기감을 피력했다.

이 의원은 "조금 (여당에 불리한) 움직임이 있다"며 "지난번에 추세가 살아서 지지도가 올라가다가 한두 가지 변수, 여러 가지 누수가 터지면서 조금은 주춤거리고 그런 것을 저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중앙당에서 너무 온정적으로 하기보다는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단호하게 대응하고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며 "우물쭈물하고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 온정적으로 하기보다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도태우 후보 문제를 언급하며 "당의 입장은 분명하지 않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사들이 과거에, 또 어쩌다가 그런 발언들이 일어나서 문제가 되는데, 앞으로는 적어도 공직에 나갈 때는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에 대해서는, 또 과거는 차치하더라도 앞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 경우에는 공직에서는 물러나겠다는 서명이라도 받아야 된다"고 탄식했다.

이 의원은 이종섭 호주대사 문제와 관련 "저희한테 호재가 아니다. 느끼는 대로"라며 "그 부분도 역시 아쉽고 안타까운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이 문제는 그 분이 호주대사로 갔든 안 갔든 간에 언젠가 한 번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수사 과정이 있지 않겠나. 그렇기 때문에 당장 선거과정에서 이 부분이 돌출되기보다는 우리 당이나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만일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런 (수사)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을 얘기하면 국민들도 납득하리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뭐 도피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조중동' 지면에 재등장한 수도권 위기론…나경원 "한강벨트 아슬아슬"

국민의힘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부분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호주가 주요한 안보 파트너이고 또 방산수출 대상국이기 때문에 이 전 장관이 적임자라고 보내신 것 같은데, 그래서 급한 마음에 하셨는데 이 절차 같은 걸 좀 매끄럽게 해야 되는데 그 절차에 있어서 아쉽다. 사실 이 사건 수사는 좀 철저히 이루어져야 된다. 아주 비극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출국 절차와 물가 폭등, 의료공백 장기화가 문제"라며 "한강벨트가 아슬아슬하고, 여당에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고 위기론을 강조했다.

이날자 보수 성향 일간지 지면에도 이같은 위기감이 묻어났다. <조선일보>는 3면에 '與 수도권 위기론…2번 찍겠다는 사람들도 장 한번 보면 한숨', '변수로 떠오른 이종섭 리스크'라는 2개의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중앙일보>는4면 '정권심판론 다시 뜰라…여당 내 '이종섭 임명철회 건의를'' 제하 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선전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호주 대사 임명 등으로 정권심판론이 재부상한 데 따른 여론 악화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는 여권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나 전 의원과의 인터뷰 등을 다룬 '與 수도권 위기론 '한강벨트 아주 어려워''를 1면 머리기사로 내보냈고, <국민일보>도 1면 머리기사 '화색이 돌던 국힘 겹악재에 급정색'에서 이종섭 리스크와 막말 리스크를 '겹악재'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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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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