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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공천학살' 성토장 된 민주당 의원총회…이재명은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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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공천학살' 성토장 된 민주당 의원총회…이재명은 불참

홍익표 "지도부로서 책임 느껴"…정세균·김부겸도 "민주당 공천 우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당내 '비명(非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경선에 반영되는 현역의원 평가 기준을 공개하고, 비명계 현역 의원이 배제된 '출처불명' 여론조사의 의뢰자가 누군지 밝혀달라는 요구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도부 책임을 인정하며 평가가 납득될 수 있도록 공천관리위원회의 설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1일 오전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내 의원들에게 총선용 야권 비례위성정당 창당 추진 경과를 보고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공천 갈등에 대한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2시간동안 이어지면서 사실상 공천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다. 10여 명의 발언자 대부분은 공천 불공정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일부 전현직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해 불출마를 권고하고,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 일부와 '밀실' 컷오프 논의를 했다는 설까지 제기되며 공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비명계 현역 의원을 제외한 총선 여론조사가 각 지역에서 진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한 의원들도 공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지지율도 떨어지고 공천 관리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 지도부에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 실천하라"(전해철 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은 한두 명의 원망은 당연하지만 누가 봐도 현 지도부에 대립각을 세운 분들이지 않나"(오영환 의원), "지도자가 경쟁자를 적으로 돌린다"(윤영찬 의원) 등 비판적 의견을 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의총에서 문제가 된 '현역 의원 제외 여론조사'에 대해 "당에서 진행한 것은 맞다. 여러 단위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여론조사가 특정한 타겟을 정해 놓고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비판의 대상이 된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 불참했다. 전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원망은 대표인 제게 돌려달라. 온전히 책임지고 감내하겠다"고 적은 바 있다. 이 대표의 불참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중간에 이석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 섞인 항의도 나왔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문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공천을 해선 안 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통해서 총선 승리하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그래서 지금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도저히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는 (현역의원) 하위 20% 문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서 책임도 묻고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에서는 윤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하고, 통합을 통해 반드시 총선 승리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상당히 상황을 잘못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친문·비명을 제거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은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후보들은 공정한 과정을 거쳤는가 하는 의심을 받게 되면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가 너무 여러 군데, 무분별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거기에 따른 사무총장 해명도 있었고, 사무총장은 대체로 당에서 한 것이 맞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서 민주당 잔류를 택한 뒤 '하위 10%' 통보를 받은 윤영찬 의원도 "(현역 평가 하위 20% 안에 든) 송갑석·박용진·김영주 의원들이 같이 일했던 동료인데, 누가 봐서 그분들이 하위 10%냐"고 반문하며 "오늘 할 말 많았는데, 왜 (이 대표가)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은 가죽 벗기는 고통이 따른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표님, 자기 가죽과 살을 베내야하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며 "칼자루 쥔 분이 이 참에 정치적 비판세력과 잠재적 라이벌을 마구 베면서 '고통' 운운 하시면 안 된다. 참으로 민망하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의 비판 발언이 이어진 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낀다.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경우 공관위원장이 어떻게 평가가 진행됐는지 직접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 신뢰성·투명성이 납득될 수 있게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의 의총 불참에 대해 최 원내대변인은 "공천에서 잡음이 일어나는데 이런 것을 지도부가 책임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야 하지 않냐는 발언이 있었다"며 "의견을 발언하는 의원님들께서 지도부가 들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왜 참석을 안 했는지는 모르기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도부의 진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현역의원들의 반발은 물론 당 원로인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우려 목소리를 내는 등 공천 내홍은 확산일로 양상이다.

두 전직 총리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찾기가 어렵다"고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두 전직 총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놔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당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처럼 공천 과정에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며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넘겨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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