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시설의 보조금을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거나 건축물을 불법 임대해 수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법인 대표 등 17명이 경기도에 적발됐다. 이들이 편취한 금액은 15억여원에 달한다.
김광덕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2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6개월간 집중 수사를 벌여 사회복지시설(법인) 등 6곳과 시설장·법인대표 등 17명을 적발해 11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6명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적발된 비리 유형을 보면 안양시 A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를 돌봄교사로 허위 등록, 근무한 것처럼 꾸며 안양시로부터 인건비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B씨에게 급여계좌의 직불카드를 받아 직접 관리하며 현금을 출금해 사용하는 수법(일명 페이백)으로 약 7년간 315회에 걸쳐 보조금 8400만원을 횡령했다. A센터 시설장은 이를 자신의 대학원 학비나 가족의 병원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같은 지역의 C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은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도 허위 강사를 등록해 프로그램비를 지급하거나 무료로 수업을 해주던 강사에게 프로그램비를 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248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사회복지법인 3곳도 적발됐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사회복지법인이 재산 중 목적사업을 수행하는데 꼭 필요한 재산인 기본재산을 처분(임대, 매도 등)을 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시·도지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안양시의 D사회복지법인 전·현직 대표들은 사전 허가 없이 법인의 기본재산인 건축물 11개 동과 부속 토지(약 2만 785㎡) 등 4건을 약 7년 동안 제3자에게 불법 유상 임대해 7억65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수원시 소재 E사회복지법인 대표도 법인의 기본재산인 건물 9개 호실(685.34㎡)에 대해 약 3년간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유상 임대한 사실이 적발됐다. 무허가 임대료로 2억 297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법인 운영비 및 산하 복지시설 운영비로 지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여주시 소재의 F사회복지법인 전 대표이사들도 동일한 방법으로 기본재산인 건물 및 토지(3만 4900㎡)를 2018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사전 허가 없이 임대해 4억 884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 밖에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생계지원 및 학자금 보조를 목적으로 하는 G사회복지법인 대표는 수익사업인 각종 용역을 시군 및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기 위해 법인 수익금으로 제 3자에게 골프나 식사 접대를 했다. 자격증 등록 대가로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법인의 수익금을 목적 외 등 사용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김 단장은 “사회복지법인 등 관계자 대부분은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몇몇 부도덕한 곳에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면서 “문제 있는 사회복지시설 및 법인의 보조금 부정사용 문제에 대해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도내의 복지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조금 비리 등 수사를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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