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영유아들의 발달 격차를 해소하고 부모들의 교육 부담을 덜기 위해 '유보(유아교육+보육)통합'을 본격 추진해 오는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원화 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하나의 교육기관으로 만들고 질 높은 보육·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공립유치원 교사들 중심으로 통합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교원단체 반발의 핵심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의 자격과 처우, 양성체계 등을 통합하는 문제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레시안>은 유보통합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기고를 싣는다. 이를 통해 영유아 발달에서 유보통합의 중요성과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그동안 오랜 세월에 걸쳐 유보통합이 추진되어 왔으나 유보통합이 완성되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보통합이 국정과제에 포함되고 2025년부터 교육부로 부처통합이 이루어진다는 발표가 있어 앞으로 구체적인 실현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영유아들은 차별이 없는 평등하고 질 높은 교육 및 돌봄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오랫동안 이원화체제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양 기관의 교육여건과 환경이 현저히 달라 교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에서 격차가 발생해왔다. 이는 영유아들의 공정한 출발과 지속적인 성장과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영유아단계에서부터 출발선 평등과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유보통합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영유아기는 인생의 전 생애기간 가운데 가장 성장과 발달이 빠른 시기이며, 독특하고 특별한 시기이다. 뇌발달과 인지발달, 사회정서발달 뿐 아니라 모든 발달의 결정적 시기가 영유아기에 몰려있을 정도로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영유아기에 더욱 질 높은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여 충분한 발달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헤크만은 유아기에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을 때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 지속되는 중장기적 효과를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여 제시하며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OECD 주요 국가들은 일찍부터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고 접근성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2000년대 후반부터 유아교육 체제를 선진화하고 재정투자를 확대해 공공성 강화를 추구해왔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이원화된 체제로 되어있어 유아교육과 보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수립과 실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을 통해 양 기관의 3~5세 유아들에게 유아중심, 놀이중심 교육이 실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교사자격 및 양성체계의 격차가 존재하고 시설 및 환경기준, 재정지원, 이용시간 등에 차이가 존재한다. 0~2세의 경우에는 별도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이원화로 인해 부모들이 유아교육기관을 선택하는데도 혼란을 초래하고, 초·중등 학교와 같은 각급 학교와의 연계도 어려운 실정이다.
유보통합은 우리나라‘모든 영유아들에게 질 높은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여 출발선 평등을 보장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의 이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 체제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대상은 영유아들이다. 지금까지 유보통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교사, 학부모, 정책담당자, 이익집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차이로 인한 갈등이 있어왔다. 이번 정부에서 국가책임교육 강화를 위해 영유아기 단계에서부터 질 높은 교육과 안전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가장 긴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바로 유보통합이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보통합이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영유아'들의 입장과 이들의 최우선적인 이익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양성의 출발은 영유아기 단계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 모든 영유아들이 행복한 삶을 위한 첫 출발을 통합된 '유아학교'에서부터 시작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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