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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남북한 군비경쟁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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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남북한 군비경쟁 막아야 한다

[정욱식 칼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보다 더 중요한 것

북한이 8개월 만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연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우리 혁명발전과 당의 전투력 강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문제를 토의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19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발표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전투력 강화"이다. 시기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이러한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10일 '2021-201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간 약 301조 원을 투입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오늘(18일)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형태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군비증강과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이 강력히 반발해온 사안들이다. 이에 따라 19일에 열릴 노동당 전원회의는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핵심 의제로 "전투력 강화"를 언급한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할 것인지, 그리고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작년부터 다시 고개를 들었던 남북한의 군비경쟁이 남측의 국방중기계획 발표 및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북측의 "전투력 강화" 방침이 맞물리면서 더욱 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남북정상회담에서 사상 최초로 합의했던 "단계적 군축"이 있어야 할 자리는 최악의 군비경쟁에 자리를 내주고 만다.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군비증강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선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 비준은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합의, 그리고 지속가능한 대북정책을 위해 필요한 절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민주당이 나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국방비부터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구절이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에 나서왔고 5개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그 수위를 더 높이려고 한다. 이를 견제해야 할 민주당은 지난 총선 국방공약으로 "세계 5위의 군사 강국 건설"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은 자문해보길 바란다. 과연 이러한 태도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추진과 어울리는 것이냐고 말이다. 민주당은 한 손으로는 국회 비준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 노선에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하고도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이 가능해질 수 있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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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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