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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미, 정치·군사 동맹에 경제동맹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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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미, 정치·군사 동맹에 경제동맹 더 했다"

한미정상회담…오바마 "美, 車업체에 공정한 경쟁 만들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기존의 한미동맹을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응키 위해 금융당국 간 '통화 스와프(통화 맞교환)' 등을 모색키로 했다. 또한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리비아의 민주화 정착과 경제재건을 위해 양국 간 공동지원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날 한식당 우래옥에서 비공식 만찬을 가진 양국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 단독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을 연달아 진행했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 모두 발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미 의회에서 한미FTA가 비준되었음을 환영한다"면서 "한국 국회에서도 동의안이 곧 통과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약 60년간 공고히 유지해온 정치, 군사동맹에 경제동맹이 더 해짐으로써 한미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이 도약하게 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한미FTA는) 미국 자동차 업체에 공평한 경쟁구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이 대통령과 나는 (내일) 미시간에서 자동차 회사 직원들을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공화당 때린 오바마

이날 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언론발표문을 통해 "한미FTA는 기존의 한미동맹을 기존의 군사, 안보 분야에서 경제 분야로 확대함으로써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점에 (양국 정상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한미FTA의 효과를 낙관했다. 그는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FTA는) 미국 제조업의 수출을 증가시킬 것이고 소상공인의 생산품도 증가할 것이다"면서 "노동권, 환경, 지적재산권 보호, 무역을 자유롭고 공정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가 한국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이 대통령이) 말했고 나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믿는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FTA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된 탓에 한미 양국 언론의 관심은 오히려 다른 쪽에 쏠렸다.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관 사업이 경제제재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니 않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러시아 극동 지역 가스를 한국이 도입하는 문제는 오래 전부터 이야기 된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경제적 측면을 1단계로 따지겠지만 안보적 측면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따지게 될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이 문제는 당장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 우리 남북문제라든가 (북한) 핵문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만 말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치하고 있는 일자리 관련 법안에 관한 질문을 받고 "공화당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화당 측이 고용 법안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본 바가 없다"고 정치적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압적인 정책을 겪어 왔다"면서 "그런 (억압적인) 정부가 스스로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시기를 마치 마술의 공을 보듯이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사람들이 한국의 성공을 본다면 시장경제와 민주화와 자유가 그들의 후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운동 주도해 투옥됐었다"는 MB, 오바마와 '코드 맞추기'?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서는 유독 '운동 경력'이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 환영사에서 이 대통령을 "배가 고파서 물로 배를 채우곤 했던 가난한 어린이에서 길거리 청소를 하면서 등록금을 벌어야 했던 학생, 독재에 항거해 교도소에 갇혔던 운동가, 그리고 이제 자신의 나라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고 있는 지도자"라고 드라마틱하게 소개했다.

이 대통령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나는 학생운동을 주도하여 투옥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성, 인권과 같은 가치들이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더욱 분명히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부각되는 면모와 상당히 다른 차원의 접근인 것. 공화당 출신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는 기독교 신앙, 북한에 대한 태도 등이 두 사람의 보수적 공통점이 조명 받았었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오바마 대통령과는 '진보성'을 접점으로 맞추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환경, 노동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FTA에는 공정한 노동 조항과 엄격한 환경보호 조항,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나는 서울특별시장 시절, 수십 년 동안 서울한복판에 버려져 오염된 청계천을 복원하는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였다"면서 '대통령으로 취임해선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비전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보여준 이런 면모가 국내에서도 이어질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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