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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 개인 창의·발명 '보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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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 개인 창의·발명 '보상'에 달렸다

[기고] 도약의 배경에는 개인적 공헌에 대한 보상이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게 된 이유

미국은 건국 초기 단지 유럽의 기술을 모방하고 답습하는 국가였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미국을 자체적인 창의 능력을 갖춘 국가로 변하게 한 것일까?

탁월했던 발명가 에디슨은 일생 동안 전등을 비롯해 모두 1000여 종류의 발명품을 발명했다. 이러한 발명은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켰고 부를 창조하는 원천이 됐다. 그러나 에디슨은 당시 미국의 수많은 발명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19세기 후반에 미국에서는 각종 발명이 우수죽순처럼 쏟아졌다. 미국 의회 통계에 따르면, 에디슨은 50년 동안 미국 정부의 세수를 15억 달러나 증가시켰다. 그리고 1928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에디슨의 발명과 관련된 일에 투자된 자본의 수치가 157억2500만 달러에 달했다. 1865년에서 1900년까지 미국에서 정식으로 등록된 발명 특허만 해도 64만여 종이나 됐다. 강력한 과학 기술력에 의존해 미국은 2차 산업혁명에서 빠른 속도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적재산권은 인간 두뇌의 산물이자 무한한 자원이다. 이러한 자원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과 위대한 발명가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것은 또한 미국이 역사 속에서 세계 경제 강국이라는 지위를 얻게 된 핵심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 국가 법률로 발명과 창조를 보장하다

1787년 미국 제헌회의에서 제헌 대표들은 미국 정부에 관련된 미래의 공공 정책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제1조 제8항을 통과시킬 때 대표들은 전례 없이 통일된 의견을 보여줬다. 그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과학과 실용 기술과 예술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작가의 작품과 발명가의 발명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 권리를 보장한다."

특허와 저작의 보호는 16세기에 이미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특허권을 최초로 헌법에 규정한 것은 바로 미국이었다. 그들은 국가 법률을 이용해 발명과 창조를 보호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특허 제도를 통해 발명가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창조에 대한 열정을 전체 사회에 촉발시켰다. 1802년, 미국은 상무국에 특허상표국을 설치했다. 이 상무국 입구에는 링컨 대통령의 명언이 새겨져 있다.

"특허 제도는 천재라는 불 위에 이익이라는 연료를 첨가시킨 것이다."

중국 진나라, '공헌에 대한 보상'으로 천하통일의 길을 열다

중국 역사상 성공한 개혁으로 높이 평가되는 사례는 바로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상앙 변법(變法)이다. 상앙이 추진한 '20급작(級爵)제도'는 군공(軍功)과 농업 수확물에 의해 작위를 주는 군작제도 개혁으로, 이전의 귀족제도 하에서 전혀 신분 상승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일반 평민들에게 군사적 공헌과 농업 및 잠업 그리고 방직업의 수확물에 의한 신분 상승 기회를 제공했다.

이렇게 '공헌'에 대해 확실한 '보상'이 주어짐에 따라 생산력 증가와 아울러 백성들의 에너지를 총 집결시킬 수 있었고, 마침내 천하 통일을 성취할 수 있었다.

세종, 과학자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다

한편 조선시대 최고의 명군 세종은 측우기를 발명한 천인 출신 장영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그를 과감히 등용했고 장영실은 정4품의 벼슬까지 받았다.

이렇게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발명가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시행했던 세종시대에 당대 가장 탁월한 월력인 칠정산을 편찬하는 등 세계 최고의 천문학 수준을 구가할 수 있었고, 조선 최고의 전성기를 열었던 것이다.

경제개혁은 개인의 창의와 기술발명을 확실하게 보상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창의적 발명과 과학기술의 개발이 경시되고 또한 전혀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그마저 대기업들이 거의 강탈해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가 활성화되기 어렵고 이른바 '경제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박근혜 시대에 언필칭 '창조 경제'를 내세웠지만, 주지하는 바와 같이 '창조'와 가장 거리가 먼 경제였다.

개혁이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구체적인 열정을 심어줄 때만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야의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 개혁 역시 마찬가지다. 독점 규제는 이미 많이 지적되고 있지만, 경제개혁의 핵심적 요인에서 개인적 창의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이 중시돼야 한다.

이제 미국의 경우처럼 기술 발명과 창의를 보호하고 그 '공헌'에 확실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창조에 대한 열정을 심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현재의 미비한 특허 제도와 법규가 분명하게 정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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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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