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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동성애는 개인 취향…낙태 허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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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동성애는 개인 취향…낙태 허용 검토"

"양심적 병역거부, 대안은 대체복무제"…장인 그림, 딸 유학비 문제 제기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양심적 병역거부, 낙태죄, 동성혼 등 첨예한 인권 이슈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유 후보자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폐지 문제에 대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의 질의에 "찬반 논의가 굉장히 격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생각으로는 폐지에 찬성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동성혼 문제에 대해서는 "동성애와 동성혼은 달리 봐야 한다"며 "동성애는 내밀한 개인의 성적 취향 문제로 찬반을 논할 수 없다. (그러나) 동성혼에 대해서는 여러 고려할 사항이 많다. 관용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혼인 제도 문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 전체적 의사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그는 답변했다.

유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를 통해서도 동성혼 문제에 대해 "현행 헌법과 법률 규정은 물론 혼인·가족 제도의 건전한 유지 발전, 국민의 인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적 합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다만 "동성애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도록 한 군형법 규정에 대한 합헌 여부 의견을 묻는 박 의원의 질의에는 "그 부분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계속 중"이라며 "후보자로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또 최근 급부상한 낙태죄 폐지 이슈에 대해 그는 서면 답변에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에 관한 최상위 기본권인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 보호받아야 하지만, 임신 초기 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어느 정도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 이슈에 대해서는 이날 청문회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의 질의에 답하면서 "군사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병역 기피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줄지 않아 양심 때문에 처벌받고 전과자가 되는 현실은 심사숙고해서 방안을 찾는 게 맞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대체복무제"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 침해 도구로 사용된 문제점이 있다"며 "엄격하게 적용해서 인권 침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판사들의 연구단체 '우리법연구회'의 좌편향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그는 "저는 좌편향(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가 초창기 우리법연구회에 가입했다. 창립과 활동의 의도가 순수했고, 법원 내부의 학술단체로서 기능해 왔지 편향적 사람들로 구성돼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것을 들어, 문재인 정부 경찰이 잘했느냐 잘못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유 후보자는 "잘 모르겠다. 구체적 시위의 목적과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피해갔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인천지법 판사로 근무하다 청와대로 직행한 것이 적절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런 부분은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만 언급했다.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 후보자의 장인 민경갑 화백의 그림 수십 점을 법원이 구매한 것이 유 후보자의 영향력 때문이 아닌지(한국당 김진태), 두 딸의 유학 비용으로 2~3억 원을 해외 송금한 것이 적절한지(한국당 주광덕) 등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가 있었으나 큰 쟁점은 되지 못했다.

야당인 국민의당 소속 박지원 의원조차 그림 논란에 대해 "유산 민경갑 선생은 동양화의 독보적 존재"라며 오히려 가격(21점에 2억여 원)을 고려하면 그림이 "저평가"된 것이라고 한국당 일각의 문제제기를 일축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30년 전 미국 뉴욕에서 유산 선생이 전시회를 할 당시 가장 비싼 그림이 3000달러였는데, 제가 그 그림을 사서 지금도 의원회관 사무실에 걸어놓고 있다"며 유 후보자 장인과의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또 "병역 기피,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의무('의혹'의 반어법적 표현)에 해당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 그렇게 살아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유 후보자에게 상찬을 보내며 "그러면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 최소한 몇 가지는 위반하고 살아야지"라고 농담을 건네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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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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