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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에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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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에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

[김종배의 it] 졸지에 '올드보이'로 전락한 엄기영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엄기영 씨에게는 그렇다.

대법원이 선고를 미뤘다. 이광재 강원지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날짜를 잡지 않았다. 30일로 예정돼 있는 이달 정시 선고에 이광재 지사 건을 포함시키려면 늦어도 27일까지는 일정을 확정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로써 물 건너갔다. 10월 27일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엄기영 씨가 출마하는 일은 물 건너갔다.

엄기영 씨는 아무리 빨라야 내년 4월에나 출마할 수 있다. 물론 이광재 지사에 대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다는 전제조건이 달린 예상 일정이다. 어떨까? 이게 엄기영 씨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 엄기영 전 MBC 사장. ⓒ뉴시스
얼핏 봐선 득이 될 것 같다. 6개월 동안 진득하게 강원 바닥민심을 훑고 조직을 다지면 선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연고는 있을지언정 연줄은 없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바닥민심을 훑고 조직을 다질 기회는 엄기영 씨에게만 주어지는 게 아니다. 이광재 지사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기회다.

헌법재판소가 이광재 지사 직무정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리고 대법원이 9월안에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면 모를 일이었다. 이광재 지사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강원도정이 공중에 떴다면 모를 일이었다. 엄기영 씨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진공 상태에 빠진 강원도정과, 인물난에 시달리는 민주당의 '대타' 빈곤상황을 잘 이용하면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할" 기회를 부여잡을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접어야 한다. 그런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 현실은 정반대다. 이광재 지사에겐 도민과 밀착할 시간이 부여됐고, 민주당에겐 이광재 '후광'을 활용하고 '대타'를 물색할 여지가 주어졌다.

오히려 잃었다. 엄기영 씨는 자신의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높은 인지도와 정치에 발 담그지 않았던 신선함을 도민에게 어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졸지에 '뉴 페이스'에서 '올드 보이'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진단도 후하게 쳐준 것이다. 높은 인지도는 몰라도 신선함은 엄기영 씨가 강원도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빛바랬으니까, 공영성 사수싸움을 벌이는 MBC 후배들을 뒤로 하고 한나라당에 몸을 의탁하려는 순간 신선함은 의아함과 실망감으로 바뀌었으니까 그의 최대 무기는 부풀려 평가된 것이다. 헌데 이 부풀려진 무기마저 김빠지게 생겼으니 첩첩산중 아니겠는가.

엄기영 씨는 "심장을 빼서 지역에 봉사"하기 이전에 애간장이 타는 춘천살이를 해야 할 판이다. 기약 없는 '그날'을 기다리며.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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