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 만가(山頂輓歌)'의 '만가'는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고 쓰다듬는 노래시라는 뜻. '만가' 앞에 '산정'을 붙인 것은 죽어서 산으로 간다는 의미에다가 죽은 자의 고고한 정신의 뜻을 더하고자 한 것. 이 두 가지 의미를 합치면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부조리함 속에서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사람다운 세상-그 높이의 끝은 언제나 더 높은 데로 올라가 알 수 없지만-을 위하여 죽어간 망자(亡者)의 정신을 기리며 그 넋들을 달래고 쓰다듬으며 '나'를 참회하는 내용의 시라는 의미쯤 되겠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 2009년 5월 23일 그날 나는 고향의 아버님 묘에 인사를 드리고 서울로 오던 중 라디오뉴스를 통해서 그 비통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 5월, 나는 문재인 정부가 새로 들어선 것에 대한 설레는 흥분보다는 '나-우리'의 '거울'에 반사되어오는 지난 청춘과 오늘 나의 자화상이 그저 부끄럽기만 하였다. '무엇을 할 것인가'의 지난 청춘에 대해서 '무엇을 하였던가'로 물음이 바뀌고, 이제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물음 앞에 '회복의 정신은 과연 무엇인가'가 먼저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물이 되어 올라와 방울방울 눈물로 떨어졌다.
지난 청춘의 '희생', '나의 자랑' 그 스스로의 오만(傲慢)은 꺼져버린 줄만 알았던 부조리, 부도덕, 그 불씨를 온 세상을 덮어 태우는 거대한 악행의 불로 다시 살려내어 더욱 많은 죽음들을 불러올 것이다. 전비(前非)에 대한 뉘우침이 '나'에게 빠져 나가고 그 자리에 스스로 오만의 씨앗이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고 잎을 밀어 올리는 바로 그 순간, 지난 1세기 동안 ‘그날’을 꿈꾸며 죽어갔던 모든 넋들은 다시 이 나라 모든 산봉우리 끝을 몰려다니며 '나'를 참회시킬 것이다. '그날은 오리라-'하며 죽은 청춘들, 그 정신의 고고함을 아침저녁으로 새기며 '나'를 돌아봐야 하는, '나'를 이끌어가는 넋들의 - 백척간두(百尺竿頭) 그 위기, 그 죽음의 절정에서도 한 걸음 내딛어 상승했던 그 간절했던 소망들이 '나'의 절대적 뉘우침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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